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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脫北者 체포組 운영 배경과 실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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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북한을 탈출해 숨어 지내던 어린 자매가 철사줄에 손목을 꿰인 채 북한으로 끌려갔다』(중국 창바이현),『양강도 혜산에서 탈북자 3명이 공개총살형에 처해지는 것을 봤다』.지난 겨울 압록강.두만강 유역에서는 이런 흉흉한 얘기들이 나돌 았다.『철사줄로 코를 꿰어 끌고 갔다』는 소문까지 나돌아 중국 공안당국이내사를 벌이기까지 했다.
강물이 얼어붙을 무렵이면 북.중 국경지대의 중국내 조선족사회는 탈북자문제로 부산해진다.국경을 넘기가 쉬워지면 굶주리다 못한 북한주민들이 연이어 도망쳐 오고 탈북자와 관련한 살벌한 소문들이 꼬리를 물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의 경우 탈북자를 둘러싼 북한당국과 중국및 한국의 삼각 줄다리기는 더욱 가열될 전망이다.식량난이 가중되면서 탈북자는 더 늘어 날 터이고,그동안 중국정부나 중국내 북한교포들인조교(朝僑)조직에 의존하던 탈북 귀순자들의 체포 및 북송문제에북한당국이 직접 나서면서 그 비인간적 행태가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중국및 러시아지역에 숨어 지내는 탈북자는 2천명이 넘는 것으로 우리 정부는 파악하고 있다.지난 3월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은 탈북자가 1천5백명선으로 이 가운데 7백명이 한국행을 희망하고 있다며 선별수용 의향을 밝힌 바 있다.
최근 들어서는 이들 지역뿐만 아니라 독일등 유럽국가까지 탈북자 행렬이 이어져 「한국행 티켓」을 애타게 기다리는 실정이다.
북한이 중국정부와의 마찰등 여러가지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직접탈북자문제를 챙기는 것은 탈북자문제를 체제위협 요인으로 보는데다 탈북자 1명이 대내외적으로 북한체제에 미치는 부정적 파급효과를 고려했기 때문이다.90년대 들어 시베리아 벌목공문제로 본격화된 탈북자문제는 엠네스티등 국제인권단체들의 주관심사가 됐고국제적 체면에 결정적 타격을 줬던 것이다.
탈북자가 발생한 해당지역의 군당 책임비서와 안전부장(경찰서장).보위부장을 김정일(金正日)의 직접 지시로 연대처벌하는 것도이런 사정이 배경을 이룬다.최근에는 탈북자를 막기 위한 별도의군단급 국경수비부대를 만들었다는 보도도 있다.
〈이영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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