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집권 聯政 과반 확보 불투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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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 바지파이 총리(왼쪽)·소니아 간디 당수(오른쪽)

마라톤 선거로 치러진 인도 총선에서 집권 연정(聯政)인 전국민주연합(NDA)의 과반의석 확보가 불투명한 것으로 10일 출구조사 결과 나타났다.

이에 따라 인도 정국이 점차 혼미해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으며 아탈 비하리 바지파이 총리가 추진해온 경제 개혁 정책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증폭되고 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인도 총선은 10일 5차 투표를 마지막으로 3주간에 걸친 대장정의 막을 내렸다. 인도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웨스트벵골과 펀자브 등 16개 주, 총 3억6800여만명의 유권자가 투표에 참가했다고 밝혔다.

5차 투표 마감 후 여론조사기관 AC닐슨이 발표한 출구조사에서 바지파이 총리가 이끄는 바라티야자나타당(BJP) 등 NDA는 과반의석 확보에 실패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뉴델리TV-인디언익스프레스가 지난달 20일 1차 투표 후 유권자 12만20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출구조사(오차범위 ±3%포인트)에서도 NDA는 230~275석을 얻어 과반수인 272석에 크게 못 미칠 것으로 조사됐다.

스타뉴스의 경우 263~275석, 사라하 TV는 263~278석을 얻을 것으로 예견했으며 아지탁 TV와 힌두어 지(ZEE)TV 조사에서는 248석에 불과할 것으로 전망됐다.

반면 암살된 라지브 간디 전 총리의 부인 소니아가 이끄는 야당인 국민회의는 1999년 총선 때보다 의석수를 크게 늘려 190~205석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됐다.

인도는 지난해 3분기 10.4%라는 세계 최고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하는 등 최근 경제가 크게 호전돼왔다. 이러한 상황이 집권 연정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돼와 출구조사 결과는 의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해외 투자가들과 인도 재계는 NDA가 과반 확보에 실패할 경우 각종 경제개혁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실제 정국 불안에 대한 우려로 한국시간 오후 2시 현재 인도 주식시장의 센섹스 지수가 2.9% 하락했으며 인도 통화인 루피화도 장중 한때 달러에 대해 3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NDA가 안정적 정부를 구성하기 위해 새로운 군소정당들과의 연합이 불가피할 것이며 그 결과 지역 군소정당들의 영향력이 더욱 강해질 것으로 분석했다.

한편 5차 투표를 앞두고 100만명 이상의 병력이 투입됐음에도 불구하고 웨스트벵골과 펀자브주에서 또다시 4명이 숨져 선거 기간에 48명이 선거 폭력으로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

임기 5년의 '로크 사바(하원)'의원 543명을 뽑는 인도 총선의 최종 결과는 13일 발표될 예정이다.

이훈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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