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 예래단지에 50층 호텔 짓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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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제주도 서귀포시 예래 휴양형 주거단지에 50층(높이 240m) 규모의 호텔 건립이 추진되고 있다.

국제자유도시 선도프로젝트 중 하나로 추진돼 온 예래단지의 개발사업자인 ㈜버자야제주리조트(BJR)는 22일 50층 규모 호텔 등 초고층 건물을 건립하는 내용의 단지조성계획 변경계획안을 서귀포시에 제출했다.

8월 말레이시아 버자야그룹과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가 공동 투자해 설립한 합자법인인 ㈜BJR은 “예래 휴양형 주거단지를 제주를 상징할 수 있는 쾌적하고 즐거움이 넘치는 국제적 수준의 종합 리조트로 조성하기 위해 계획 변경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계획 변경에 따른 주요 도입시설로는 200실 규모의 레지던스호텔(50층·240m), 500실 규모의 카지노호텔(27층·146m), 428실 규모의 리조트호텔(37층·170m), 792실 규모의 콘도미니엄(2~7층, 8~33m) 등이다. 모두 1920실의 숙박시설을 건설하는 것으로 돼 있다.

현재 제주도 내 최고층 빌딩은 1974년 제주시 이도동에 문을 연 제주KAL호텔로 19층·67m이다.

BJR은 또 호텔 및 전문 쇼핑몰, 실내스포츠경기장, 종합 쇼핑몰 등 총 32만9000㎡의 상업시설과 150병상의 의료시설도 만들 예정이다.

BJR은 이를 위해 당초 미화 6억달러이던 투자규모도 18억달러로 크게 상향 조정했다.

당초 예래 휴양단지는 콘도시설과 전원주택단지 개발로 방침을 정해 5층(15m) 이하로 건물 층고를 제한, 1800실 규모 호텔과 100병상의 의료시설을 갖추는 것이었다.

BJR 측은 “최고층 건물인 레지던스호텔은 제주를 상징하는 랜드마크로 만들어 상층부는 전용 엘리베이터를 설치한 관광전망대로 건축하겠다”며 “국토 최남단 마라도를 조망하는 관광명소로 만들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휴양단지에는 우선 1단계로 2011년까지 연립형 콘도미니엄(12동 376세대)을, 2단계로 2012년까지 카지노호텔(500실)과 실내종합경기장 및 공연장·쇼핑시설을 준공한다. 이어 3단계로 2013년까지 리조트호텔과 레지던스호텔을, 4단계로 2014년까지 단독형 콘도미니엄(107동 116세대)을, 5단계로 2015년까지 휴양콘도미니엄(12동 300세대), 메디컬센터, 스파시설 등을 갖춘다.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는 예래단지 조성사업이 끝나면 카지노호텔 등의 운영 효과로 중화권 관광객이 획기적으로 늘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고용효과 6300명와 소득효과 1428억원, 생산효과 7741억원을 거둬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환경단체 등은 “도시가 아닌 전원형 휴양지인 제주에 초고층 건축물이 들어선다면 경관 파괴가 불을 보듯 뻔하다. 특혜 시비도 벌어질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차우진 제주도 국제자유도시본부장은 “관계부서 협의와 건축 및 도시계획 심의위원회 심의, 교통·환경영향평가 같은 절차가 남아 있다”며 “변경계획안에 대한 타당성을 면밀히 검토한 후 승인 여부를 결정짓겠다”고 말했다.  

양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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