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의시대가다가온다>亞洲시장 진출 앞장 독일지멘스그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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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독일 지멘스그룹 만큼 아시아 진출에 열성을 보이는 서구기업도드물다. 유럽최대의 전기.전자기기 종합 제조업체인 지멘스와 아시아의 인연은 지난 세기로 거슬러 올라간다.1870년 영국 런던과 인도 캘커타간 1만1천㎞의 전신선로 설치공사를 성공적으로완수한 이후 국제적인 명성을 떨치기 시작한 지멘스는 그 여세를몰아 1923년 도쿄(東京)에 지사를 세우는등 그동안 아시아 지역 발판 다지기에 남다른 노력을 기울여 왔다.그 결과 지멘스는 오늘날 아시아지역(호주 포함)에만 1백73개의 현지법인과 약 5만명의 직원을 거느린 토착기업으로 자리를 잡았다.
특히 지멘스는 지난 92년 하인리히 피러회장이 취임한 후 아시아공략에 더욱 열을 올리고 있다.피러회장은 향후 그룹의 중심사업 영역을 유럽에서 아시아로 옮기겠다고 밝혔다.그는 심지어 지난 94년 그룹 이사회를 창사이래 처음으로 독일 밖인 싱가포르에서 열면서까지 아시아 진출 확대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지멘스가 이처럼 아시아경영에 부쩍 관심을 쏟는 까닭은 아시아 역내의 경제블록화가 더욱 심화되기전 거점을 보다 확실히 굳히자는 이유에서다.더욱이 연평균 10%이상의 고속성장을 보이는 아시아야말로 포화상태에 이른 서구시장을 대신할 가장 유망한 지역으로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지멘스는 지난해 그룹 전체 매출액 약 48조원 가운데 약 10%를 아시아지역에서 올렸으며,같은 기간아태지역의 수주액은 전년보다 무려 30%가량 늘었다.최근 지멘스 이사회는 향후▶아시아를 그룹의 3대거점으로 정하고▶2000년까지 약 2조7천억원을 투자해 그룹 전체 수주량의 20%(매출액 목표 약 11조4천억원)를 아시아에서 달성하며▶금세기말까지 아시 아지역 직원수를 7만명까지 늘리겠다는 야심찬 전략을 세웠다.
유권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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