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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工專 前이사장.사무국장,敎授職준다 21명에 11억챙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대학 시간강사인 金모(37.공학박사)씨는 지난 95년6월 현금 6천만원만 있으면 그토록 원하던 대학교수 자리를 얻을 수 있다는 솔깃한 소문을 들었다.
고민하던 金씨는 두달후인 8월 부인이 장사해 부은 적금 3개를 해약하고 은행빚을 끌어안는등 어렵게 마련한 6천만원을 가지고 대학 실권자를 찾아갔다.
소문은 사실이었다.사과박스에 든 1만원권 6천장을 눈어림으로확인한 이사장은 작은 목소리로 원하는 학과를 물은 뒤 기다리고있으면 곧 연락이 갈 것이라고 말했다.그러나 지난 8월 金씨는재단 운영이 어려워 학교법인이 타인에게 양도 됐다는 청천벽력같은 얘기를 들었다.확인차 학교에 연락해 봤지만 『사실이며 새 재단과 상관없는 일』이란 답변만을 반복해 들어야 했다.
광주지검 특수부 김인원(金仁垣)검사는 25일 교수 채용을 미끼로 21명으로부터 총 11억7천만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배임수재)로 강진공전 재단인 벽봉학원 전이사장 정승기(鄭承起.40.부동산업자.경기도성남시중원구은행1동)씨와 전사무 국장이자 鄭씨의 사촌동생인 정봉명(鄭鳳鳴.40.부동산업자.인천시부평1동)씨등 2명을 구속했다.鄭씨등은 올해 3월 개교 예정으로 있던 전남강진군성전면 소재 강진공전의 이사장등으로 95년8월부터 재직하면서 徐모(35)씨등 현직 고교교사 .대학 시간강사 21명으로부터 교수직을 보장하는 조건으로 1인당 5천만원에서 7천만원까지 받아 챙긴 혐의다.
이들은 94년5월 당초 법인 설립허가를 받은 張충진(63.전남강진군성전면)씨에게 17억원을 지급키로 하고 학교법인을 유상양도받은 뒤 부족한 재정을 메우기 위해 소문을 퍼뜨려 구직난에허덕이는 시간강사등을 유혹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강진공전측은 鄭씨가 당초 약속한 금액을 모두 지불하지 않자 최근 학교공사를 맡은 전남강진군 소재 평화건설 사장 李행기씨를 재단 이사장으로 임명,명칭도 벽봉학원에서 세림학원으로 바꾸고 내년 3월 개교를 목표로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세림학원 관계자는 『구속된 鄭씨등은 본 학원과 아무 관계가 없으며 그동안 학교 관계자를 사칭해 사기행각을 벌인 것』이라고 부인했다.그러나 검찰은 鄭씨가 95년8월 이사회 결의로 이사장직으로 정식 취임한데다 원 설립자 張씨가 유가증권을 받고 공증까지 마쳤다는 점을 들어 鄭씨가 실질적인 학교 운영에 깊이 관여했던 것으로 보고 돈을 건넨 사람들을 중심으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검찰은 돈을건넨 교수직 희망자들은 아직 임용되지 않은 점을 고려,입건하지않았다 .
◇강진공전=90년12월 교육부로부터 공업전문대학으로 정식인가를 받았으며 전기과.자동차과등 12개과에 1천명의 신입생을 선발할 예정.올 3월 개교 예정이었으나 재정부족으로 공사가 늦어져 내년 3월 개교를 목표로 공사가 완공단계에 있 다.
광주=이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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