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산업관련 이공계 집중 증원-대학정원 어떻게 달라지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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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소비자(학생)입맛에 맞는 상품(학과)을 내놔야 경쟁에서 살아 남는다」.97학년도 대입정원 조정내용의 두드러진 특징이다.
특히 급변하는 정보화.세계화추세에 맞춰 각 대학들이 발빠르게미래 지향적이고 비전있는 학과를 신설하거나 통폐합하는 움직임이뚜렷해졌다.

<관계기사 21면> 대학의 양적 팽창보다 각 대학의 장기발전및 특성화계획을 반영,자율성을 최대한 부여하는 한편 첨단산업과관련된 이공계 분야에 집중 증원됐다.또 사립대및 국제인력 양성증원,야간정원 확대,수도권 소재 대학정원 동결,3개 의대 신설등도 특징이라 할 수 있다.
아울러 대학 스스로 질관리 노력이 확산돼 96학년도에 두곳뿐이던 정원감축 대학이 6개 대학으로 늘고 26개 대학이 정원을동결한 것도 늘리기에만 급급했던 과거와는 다른 모습이다.
◇정원조정 기준=올해 처음으로 교육여건 연동제를 실시,교수확보율등 6개 교육여건 지표를 평가,지방 사립대부터 전체 정원규모 결정을 포함한 정원자율 조정권을 줬다.대상 대학은 포항공대,인제대,한림대,대전.광주.부산가톨릭대,한국기술교 육대등 7개대로 선정됐다.이중 인제대와 한림대는 각각 2백명,1백명씩을 증원하고 광주가톨릭대는 30명을 감축했으며 나머지 대학은 동결했다.증원에 따른 교육여건 악화를 우려한 때문이다.
나머지 대학에 대해서는 교육부가 정한 계열별 증원규모 범위안에서 각 대학의 장기발전.특성화계획을 반영해 학과신설,학과간.
계열간 자체조정,학과 통폐합등을 대학자율에 맡겼다.
이에따라 2개 이상의 유사한 학문영역을 하나로 묶는 학부제 도입이 가속화돼 서울대.연세대등 37개 대학은 5개학과 이상을통합해 5백52개 학과를 1백91개 학부(3백61개 학과 감축)로 줄였다.
동국대등 14개 대학은 2개 학과 이상을 통합해 36개 학과를 16개 학부(20개 학과감축)로 만들었다.
◇분야별 조정내용=우선 대학의 양적 팽창보다 대학 나름대로의발전계획과 특성화계획을 반영하고 산업체의 인력수요를 감안,첨단산업관련 이공계 분야의 증원에 무게를 실었다.
이와함께 국.사립대간 역할분담을 통해 국립대는 교육투자비용이많이 드는 이공계 인력과 세계화 시대에 대비한 국제전문인력양성분야의 증원에 중점을 두었다.
11개 교육대의 정원은 96학년도와 동일한 4천4백65명으로동결됐다.
24개 국립대는 정부의 재정부담 증대와 교육의 질을 감안해 올해의 1천8백75명보다 4백10명 적은 1천4백65명을 이공계 위주(70%)로 늘렸다.여기에다 지난 7월 부산수산대.부산공대가 합쳐 설립한 부경대(2천90명)의 정원을 합하면 국립대증원은 3천5백55명이 되는 셈이다.
1백10개 사립대는 교육개방을 앞두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총증원 규모의 84.4%인 8천8백70명을 증원했다.
수도권소재 대학의 경우 교육부에서 당초 3천명을 증원할 계획이었으나 건설교통부등 관계부처의 수도권인구 억제방침에 따라 무산되고 야간만 1천5백70명이 늘어났다.
◇입시 예상경쟁률=97학년 수능지원자에 입학정원을 대비해 보면 내년도 전체평균 입시경쟁률은 96학년도 3.2대 1보다 약간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입시전문가들은 97학년에는 복수지원(최소 4~6회 지원 가능)이 대폭 늘어나 허수지원이 많을 것으로 보여 외형적인경쟁률은 이보다 훨씬 높은 4~6대 1로 전년과 비슷할 것으로전망했다.또 학과 통폐합으로 인기학과와 비인기 학과가 한데 묶임으로써 전반적으로 합격선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입시학원들은 97학년 수능지원자 82만4천3백68명중 60%가량인 49만명이 대학에 지원한다고 가정할 경우 이를 내년도 정원으로 나눈 실질경쟁률은 1.75대 1로 96학년도 1.8대1에 비해 약간 낮아질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정재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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