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세계적인 침팬지 연구가 제인 구달 박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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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60년 여름 제인 구달이라는 26세의 한 젊은 여성이 아프리카 탄자니아에 있는 탕가니카 호숫가에 도착했다.누구도 가기 두려워한 곰베강가에 텐트를 치고 침팬지를 관찰하기 시작한 그는 90까지 접근하는데 약 1년이 걸렸다.이후 36귁 간 아프리카밀림에서 침팬지를 연구했다.
세계적인 침팬지 연구가이자 야생동물 보호운동가인 구달 박사가지난 23일 한국국제교류재단(이사장 김정원)의 초청으로 처음 방한했다.
야생동물및 환경보호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기 위해서다.그는 자신의 침팬지 생태계 연구가 『궁극적으로 인간문제에 대해 말하기위한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DNA배열상 1.6%의 차이밖에 없는 인간의 원형을 관찰함으로써 어린이 발달과정과 심리를 이해하는데 매우 유용했다』고 강조한다.
침팬지가 빈 깡통을 맞부딪쳐 다른 수컷을 겁주거나 작은 몸집의 형제들이 연대해 큰 몸집의 수컷을 누르고 왕초가 되기도 하고 「분열시킨 후 정복하라」는 제국주의적 수법을 동원하기도 하는등 인간과 유사한 행위를 발견할 수 있지만 그렇 다고 『진화적 단계의 차이를 무시하고 인간행위를 침팬지로부터 유추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말한다.
구달 박사는 『문화적 존재로 진화하지 못한 그들은 자신의 행위를 의식할 수 없기 때문에 선악의 개념이 없다』면서 『반면 인간은 문화적 존재이기 때문에 침팬지에 비해 더 악할 수도,더선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내셔널 지오그래픽에 의해 제작된 침팬지 관련 다큐멘터리 영화와 저술은 세계적으로 유명하며 지난 75년 곰베강가에 설립한 「제인 구달 연구소」는 오늘날 가장 권위있고 오래된 동물연구소다. 그의 방한에 맞춰 최근 국내에 번역출간된 자서전 『제인 구달』(민음사刊)에는 침팬지가 각종 도구와 60개의 비언어적 의사소통방식을 이용하며 포옹과 키스도 한다는 사실등 감동적인 연구내용을 담고 있다.
환경보호운동의 방향에 대해 구달 박사는 세계적 차원의 추상적이고 거시적 해결방식에 동의하지 않는다.학교 단위로 조직된 「루트(잔뿌리).수트(잔가지)운동」을 통해 이를 해결하자고 역설하면서 『어린이와 같은 잔뿌리와 잔가지들이 햇빛을 받아 크면 벽돌도 뚫을 수 있다』고 덧붙인다.
김창호 학술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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