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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여야 초월 ‘스타 내각 ’ 구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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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버락 오바마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집권할 경우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여야를 초월한 ‘스타 내각’을 구상하고 있다고 영국 선데이 타임스가 19일 보도했다. 오바마 진영은 1930년대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제 상황과 이라크·아프가니스탄에서의 전쟁 등을 치르기 위해서는 위기 내각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이를 위해 민주당뿐만 아니라 공화당에서도 거물급 인사를 각료로 영입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이들은 경험이 부족한 오바마의 이미지를 보완해 국제사회에서 미국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오바마는 15일 마지막 대통령 후보 토론회에서 “리처드 루거 상원의원, 짐 존스 전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사령관 등 공화당 인사들과 함께 일하면서 도움을 받았다”며 “당을 초월해 정부를 이끌어 가겠다”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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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데이 타임스는 2004년 대선후보로 나섰던 존 케리 상원의원이 국무장관 후보로, 공화당 상원의원인 척 헤이글이 국방장관 후보로 물망에 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최대 현안인 경제 문제를 해결할 재무장관에는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시절 재무장관을 지낸 래리 서머스와 81세 고령의 폴 볼커 전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거론되고 있다. 여성과 블루칼라 노동자 표를 끌어오는 데 기여한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은 보건장관에 기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오바마 측근들은 밝혔다. 오바마를 적극 지원한 케네디 가문의 일원인 캐롤라인 케네디(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딸)는 유엔이나 바티칸 또는 영국 주재 대사로 임명될 것이란 이야기가 나온다.

오바마의 한 보좌관은 “스타 내각을 구성하면 오바마가 미국을 이끌 준비가 돼 있다는 것을 세계에 분명히 알려줄 수 있다”고 말했다.

조지 HW 부시(아버지 부시)와 조지 W 부시 대통령 정권에서 첫 흑인 출신 합참의장과 국무장관을 지낸 콜린 파월도 오바마 정권에서 활약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라크전으로 상처를 입은 파월이 각료를 맡을 가능성은 작지만 특사로 활동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변에선 말하고 있다. 오바마는 파월과 외교·군사 문제를 자주 협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굳어지는 오바마 대세론=파월이 19일(현지시간) NBC방송의 일요일 아침 시사 토크 프로그램인 ‘언론과의 만남’에 출연해 오바마 지지를 선언했다. 존 매케인 공화당 대통령 후보의 러닝메이트로 거론되기도 한 파월이 오바마의 손을 들어줘 막판 선거 판세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파월은 “국민을 열광시키고, 반대편 진영도 포용하는 오바마는 지도자 자질을 갖췄다”며 “변화를 이끌 지도자인 그에게 투표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는 “흑인뿐 아니라 모든 미국인들이 오바마의 대통령 당선을 자랑스러워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화당이 존 매케인 후보와 세라 페일린 부통령 후보하에서 보수 성향으로 기울고 있는데 이는 잘못된 방향”이라고 비판했다.

워싱턴 포스트(WP)는 “파월의 오바마 지지 선언은 강력한 위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WP는 파월의 오바마 지지 선언은 오바마를 믿을 수 있는 지도자로 자리매김해 오바마 대세론을 확산할 것으로 분석했다. 올 8월 폭스뉴스와 오피니언 다이내믹스의 공동 여론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4분의 3이 파월을 좋아하며, 세 명 중 한 명은 “파월이 오바마를 지지한다면 나도 오바마를 지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응답했다.

◆미 언론, 오바마 지지 속출=오바마 진영에 선거 자금이 몰려들고, 주요 언론의 오바마 지지 선언이 잇따르고 있다. 다음주 초가 되면 오바마가 2004년 부시 대통령이 세웠던 1억8800만 달러(약 2500억원)의 광고비 지출 기록을 경신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WP와 로스앤젤레스 타임스에 이어 보수적인 성향으로 지금껏 한 번도 민주당 후보를 지지하지 않았던 시카고 트리뷴이 오바마를 링컨 대통령에 비유하며 지지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현재까지 매케인 지지를 선언한 신문은 16개인 데 반해 오바마 지지 신문은 46개에 달한다.

워싱턴=김정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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