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라크 프랑스대통령,이스라엘 과잉警護에 분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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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자크 시라크 프랑스대통령이 이스라엘 방문도중 잇따른 의전상의결례를 당해 양국관계에 적잖은 파문이 일고 있다.
지난 22일 동예루살렘 도보관광에 나섰던 시라크 대통령은 거리에 나서자마자 불청객이나 다름없는 이스라엘 경호원 수십명에게둘러싸였다.
관광에 앞서 이스라엘측에 경호가 필요없다고 통보했건만 이스라엘측은 그와 팔레스타인 주민과의 접촉을 차단하기 위해 길거리에나서자마자 수십명의 경호원을 동원,그를 겹겹이 에워싼 것이다.
삼엄하게 둘러싼 경호원들을 뿌리치며 헤쳐나가던 그는 마침내 『이것은 도발행위다.당장 중지하라』며 고함을 질렀다.
분이 풀리지 않은 그는 이날 오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총리에게 『방문일정을 줄여 돌아갈 수도 있다』고 공식 항의했고,네타냐후총리는 『그것이 친구를 보호하는 이스라엘식 경호』라며 사과했다.그러나 시라크의 봉변은 여기서 끝나지 않 았다.
이날 밤 이스라엘 의회(크네셋)를 방문한 그를 향해 극우몰레데트당의 라하밤 지이비 의원이 『시라크 대통령에게 연설기회를 줘서는 안된다』고 주장한뒤 퇴장해버린 것.지이비의원은 시라크가팔레스타인 평의회에서도 연설할 예정임을 지적하면 서 『이는 크네셋에 대한 모독이자 반유대적 행위』라는 비난을 한동안 퍼부었다.
이훈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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