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수대>총기단속 비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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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미연방수사국(FBI)통계를 보면 91년 미국에서 발생한 폭력범죄 총건수는 1백91만1천7백67건이다.이중 살인이 2만4천7백3건이다.그 내역(內譯)을 살펴보면 총에 의한 것이 66.
3%로 압도적이다.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P) 는 오는 2003년 총기사고 사망자가 교통사고 사망자를 능가할 것으로 전망한다. 현재 미국엔 2억수천만정(挺)의 총이 있다.전체 가정의 절반이 집에 총을 두고 있다.미국엔 총기판매점이 24만8천개나 된다.주유소 숫자보다 많다.92~93년 미국에서 총으로 죽은 사람은 약7만명으로 베트남전에서 죽은 미군 전사자보 다 많다.총기사고로 인한 연간 피해액은 2백억달러나 되며,이중 20%가 의료비용이다.미국인들은 총기사고피해자들 치료를 위해 가구당 2백달러를 세금으로 납부하고 있다.
미국에서 총을 갖기란 간단한 일이다.21세이상으로 5~15일의 심사기간이 지나면 소지허가가 나오고 매년 30달러의 면허세만 내면 된다.총은 남성의 전유물(專有物)이 아니다.총기소지 허가자 7천만명중 1천2백만명은 여성이다.총기회사 스미스 앤드웨슨은 89년 여성전용 권총 「레이디 스미스」를 발매,수년간 판매가 배증(倍增)하는 실적을 올렸다.
미국인들은 총을 좋아한다.미국 국민의 6할은 총기 소지가 헌법에 보장된 권리라고 생각한다.합중국 수정헌법 제2조는 「국민이 무장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고 있다.극단론자들은 총이 정부의 폭정(暴政)으로부터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지키는 수단이며 민주주의의 상징이라고 주장한다.현실정치에선 강력한 로비단체인 미국총기협회(NRA)가 이같은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미국의 총 문화는 세계를 휩쓸고 있다.그 선봉(先鋒)에 있는 것이할리우드 영화와 미국 TV다.
한국은 오랫동안 총기 안전지대였다.그러나 최근 늘어나고 있는총기밀수.불법개조는 우리사회가 더이상 총기로부터 안전하지 않음을 일깨워준다.현재 국내엔 등록된 57만정 외에 공기총을 개조하거나 또는 불법제조방식으로 만든 불법총기가 1 0만정이나 있다고 한다.정부는 외국으로부터 밀수되는 총기에 대한 철저한 단속은 물론 국내에서 이뤄지는 총기 불법개조.제작에 대한 단속을강화함으로써 총기 확산을 막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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