高大교수 한의사 변신 김용옥씨 이번엔 '성서강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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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고려대 동양철학 교수에서 어느날 원광대 한의과 학생으로 변신하는 파격으로 화제가 됐던 도올 김용옥(金容沃)씨가 최근 「조선사람을 위한 성서강좌」를 열어 다시 관심을 모으고 있다.최근대학로에 도올한의원을 개원,한의사이자 서울대 천 연과학연구소 객원교수로 강의도 맡고 있는 도올이 이번에 개설한 성서강좌는 「성서를 편견없이 접근하고자 하는 일반사람들」을 대상으로 하고있다. 19일 서울동숭동1 도올서원에서 첫번째 강좌를 연 그는신약성서를 텍스트로 해 자신만의 독특한 관점을 펼쳤다.「로마서」「고린도전서」「고린도후서」등 사도 바울의 서한이 근거가 된 성서를 택한 것은 『바울서한에는 비교적 철학적인 내용 이 많기때문』이라고 한다.도올의 이번 성서강좌는 그의 사고형성 초기단계에 기독교 영향이 깔려 있다는 점에서 이변은 아니다.고교를 졸업하고 한국신학대학에 입학,목회자의 길을 준비했던 도올은 그러나 졸업 후 30년간 동양철학 세계를 파고들었다.
신학에서 동양철학으로 전환한 그의 성서해석은 때문에 남다르다.수년전 자신의 저서 『절차탁마 대기만성』에서 한국사회의 기독교 물결은 「한국특유의 샤머니즘의 근대적 변용」이라는 파격적인관점을 제시했던 것.특히 『한국사회에서 기독교 신앙의 난무는 결코 바람직한 현상이 못된다』고 못박는 도올은 『우리가 할 수있는 최선의 방법은 기독교를 향한 우리 민족의 광열적 에너지를창조적으로 해석하고 새롭게 방향지우는 일』이라고 말해 이번 성서강좌가 기존의 여러 신학적 입 장과는 전혀 다른 관점임을 암시한다. 『나는 어느 신학적 입장에서 성서를 해석하려는 것이 아니다.나는 성서를 나의 실존으로 느끼고 직관하고,그리고 구애됨이 없이 말할 것이다.』 강좌를 실시하는 도올서원은 93년7월 개설된 이래 사림(士林)을 배출한다는 의미로 기(期)대신 림(林)이란 용어를 사용하고 있으며 장자.상한론(傷寒論)등 동양고전 강좌로 6림까지 배출한바 있다.
RSV영어성경을 텍스트로 사용하는 이번 강좌에는 대학생.가정주부.회사원.50~60대 노인등 1백50여명이 수강중이며 매월셋째주 토요일 오후3시부터 4시간씩 1년간 강의할 예정인데 강좌기간중에도 수강신청을 접수한다.02-744-7 992.
김용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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