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림 시인 ‘팔순기념 헌정시집’ 나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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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김광림(사진) 시인의 팔순을 기념하는 특별한 책 『김광림시인팔순기념헌정시집』(바움커뮤니케이션)이 나왔다. 동료·후배 시인들이 김광림의 시를 각각 한 편씩 자필로 써서 엮은 것이다. 김종해, 이건청, 정진규 등 국내 시인을 비롯해 아키타 다카도시(일본), 천치에우(중국) 등 일본과 중국 작가 80여 명이 참여했다. 노시인의 건강을 비는 덕담도 함께 실려있다.

“큰 산맥이 큰 산을 품어 안게 마련이지요. 큰 산엔 아직도 이름이 붙여지지 않은 나무며, 풀이며, 딱정벌레며, 벼랑들이 숱하게 남아 있습니다. 선생님, 오래오래 건승하셔서 아직도 이름이 붙여지지 않은 나무며, 풀이며, 딱정벌레며, 벼랑들을 모두 일깨워주시고 (…)”(이건청)

일본작가 시라이시 가즈코는 ‘저 사나이는 반도다’라는 짧은 시를 헌정해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이 시에 ‘사나이의 반도는 평생 잘린 상반신’, ‘그곳의 부모와 한마디도 못하고 소식조차 모른 채 어느덧 80이 되려는데’ 라는 구절을 넣어 홀로 월남한 김광림 시인의 아픔을 어루만졌다.

헌정시집은 500부 한정이며 17일 오후 7시 대학로 마로니에 흥사단 강당에서 150여 명의 시인들이 모여 헌정식을 연다. 또 17일부터 23일까지 ‘김광림시인의 시우 사진전’이 서울 바움아트갤러리에서 열린다. 02-742-0880.  

임주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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