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산맥이 큰 산을 품어 안게 마련이지요. 큰 산엔 아직도 이름이 붙여지지 않은 나무며, 풀이며, 딱정벌레며, 벼랑들이 숱하게 남아 있습니다. 선생님, 오래오래 건승하셔서 아직도 이름이 붙여지지 않은 나무며, 풀이며, 딱정벌레며, 벼랑들을 모두 일깨워주시고 (…)”(이건청)
일본작가 시라이시 가즈코는 ‘저 사나이는 반도다’라는 짧은 시를 헌정해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이 시에 ‘사나이의 반도는 평생 잘린 상반신’, ‘그곳의 부모와 한마디도 못하고 소식조차 모른 채 어느덧 80이 되려는데’ 라는 구절을 넣어 홀로 월남한 김광림 시인의 아픔을 어루만졌다.
헌정시집은 500부 한정이며 17일 오후 7시 대학로 마로니에 흥사단 강당에서 150여 명의 시인들이 모여 헌정식을 연다. 또 17일부터 23일까지 ‘김광림시인의 시우 사진전’이 서울 바움아트갤러리에서 열린다. 02-742-0880.
임주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