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2 5.18사건 항소심 2차공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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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정철근 기자 14일의 12.12및 5.18사건 항소심 2차공판에서는 80년 광주시위 당시 계엄군의 과잉진압 여부와 발포상황을 놓고 검찰과 변호인 사이에 치열한 공방이 벌어졌다. 특히일부 유족들은 변호인이 『계엄군의 발포는 과격 시위진압과정에서이루어진 불가피한 조치였다』는 취지의 변론을 펴자소란을 피우다퇴정당하기도 했다.
…권성(權誠)부장판사는 재판시작전 법정안에 5.18유족들이 많이 방청하고 있는 것을 의식한듯 『1차 공판때처럼 증인신문이나 재판과정에서 소란을 피우는 방청객은 곧바로 제재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
재판장은 이어 …첫 증인으로 나선 양대인(梁大仁)당시 11공수여단참모장에게 「정직은 최선의 방책」이라는 영어 격언을인용하며 양심에 따라 증언해줄 것을 당부.
梁씨가 이 증인신문 과정에서 검찰조사 당시의 진술을 상당부분 번복하자 검찰이 당황하는 모습.梁씨는 이날 ▶전교사에 특전사 상황실이 설치돼 있었고 ▶정호용(鄭鎬溶)특전사령관이 광주에 내려와 현지 지휘관들과 진압을 논의했다는 검찰에 서의 진술을 바꿔 『전교사 2층 상황실엔 특전사 상황실이 설치되지 않았고 鄭사령관이 현지 여단장에게 어떠한 지시도 내린적 없다』고 진술한 것.
梁씨는 또 김상희(金相喜)부장검사가 검찰진술조서를 보여주면서직접 서명까지 하지 않았느냐고 추궁하자 『검찰이 그런 쪽으로 신문을 해 그렇게 답변한 것 뿐』이라고 설명.
…5.18공동대책위 시민방청단의 일원으로 상경했다는 40대 남자는 梁씨에 대한 증인신문 도중 일어서서 『재판장님,전직 대통령 최규하(崔圭夏)씨는 자진출두하지 않으면 강제구인해야 합니다』라고 소리치다 퇴정당한데 이어 오전 재판 말미엔 유족들중 일부가 『이런 재판은 하나마나』라고 목소리를 높이는 바람에 법정직원에 의해 제지당했다.
…이날 공판 증인으로 채택된 5명 가운데 현직 소장인 권승만(당시 7공수 33대대장)씨 가 무장공비사건 때문에 임지를 떠날 수 없다는 이유로 불출석해 재판부에 의해 증인체택이 취소됐다.재판부는 "앞으로 법정에 나오지 않은 증인에 대해 필요한 경우 구인하겠다"며 채택된 증인들이 성실히 재판에 협조해줄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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