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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선들 "與野 벽 허물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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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의 초선 당선자들 사이에서 정당을 초월한 '정책연대론'이 부상하고 있다. 양당 의원들이 모두 소속하는 모임을 만들어 여야의 벽을 허물자는 움직임이다. 상생의 정치를 구체화해 17대 국회에선 새로운 정치를 보여줘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한 것이다. 지금까지 국회에서 여야가 함께 정책을 논하고 연대하는 일은 드물었다.

분위기를 주도하고 있는 이들은 대부분 386 운동권 출신 초선 당선자들이다. 열린우리당에선 이화영.조정식.오영식 당선자 등이, 한나라당에선 박형준.고진화 당선자 등이 적극적이다. 이화영 당선자와 고진화 당선자는 각각 성균관대 81.82학번으로 함께 민주화 운동을 해온 사이다. 또 吳당선자와 朴당선자는 고려대 운동권 출신이다.

趙당선자는 한나라당 출신인 이부영 의원의 보좌관을 지내 한나라당 개혁파 의원들과 가깝다고 한다.

이들은 "보스정치가 사라진 17대 국회에선 사안에 따라 여야 의원들이 한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한다"며 "이를 위한 모임이나 채널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특히 이라크 파병 등 당파를 초월할 수 있는 중요한 사안에 대해선 모임을 통해 공동대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이들 대부분은 이라크 파병 등에 대해 비교적 진보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오는 13~14일 국회에서 열리는 '초선 의원 연수회'에서도 그런 얘기들이 오갈 것으로 보인다. 또 일부 당선자는 이번 주 개별적으로 만남을 갖고 정책 연대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이화영 당선자는 9일 "앞으로 여야 대표가 합의한 협약 정신에 기초해 국가 주요 정책에 대해 여야 의원들이 같은 목소리를 내는 일이 필요하다"며 "특히 이라크 파병, 쌀 시장 개방 문제,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등 당리당략을 초월한 문제에 대해선 동료 의원의 뜻을 모아 정책적 연대를 많이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초선 의원 연수회에서 논의를 진전시켜 볼 작정"이라고 했다.

조정식 당선자도 "국정의 주요 현안에 대해선 사안별.정책별로 야당과 함께 고민하고 협조하는 교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일부 초선 당선자도 같은 입장을 밝혔다.

고진화 당선자는 "현안에 대해 열린우리당과 의견을 교환할 수 있는 채널이 있어야 한다"며 "여야의 대화체계를 만들자고 열린우리당 당선자들에게 제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형준 당선자도 "정책 국회를 만들자고 한 만큼 주요 정책에 관한 한 여야를 초월해 공감대를 이룰 수 있는 대목이 많을 것"이라며 "국회 내에 정책연구회 등을 만드는 등의 방법을 통해 여야 연대모임을 활성화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용호.김성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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