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공기업 감사 21명은 지난해 5월 14일 ‘공공기관 감사 혁신’이란 명분으로 칠레·브라질·아르헨티나 등으로 10박11일 일정의 출장을 떠났다. 당시 이과수 폭포 등 관광 일정을 포함시켜 외유성 출장 논란이 벌어졌었다. <본지 2007년 5월 15일자 1면>본지>
나 의원은 이날 국감에서 “조폐공사 김광식 감사의 경우 2007년 10개월간 실적에 대해 약 1억2000만원의 성과급을 지급받았다”며 “이는 2007년 기본급 5400만원의 두 배를 넘는 액수로 도덕적 해이로 문제가 됐던 인사가 높은 수준의 성과급을 받은 것은 문제”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그는 “제가 공기업 사외이사를 해 봤는데 (조폐공사 감사가) 그렇게 성과급을 받을 만한 일을 하는 자리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나 의원은 기획재정부로부터 받은 자료를 바탕으로 당시 외유성 출장에 1인당 비용 1125만8200원 전액을 해당 기관에서 제공한 사실도 추가로 공개했다. 또 김광식 감사를 포함해 한국주택보증 김성철, 부산항만공사 이병환,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김영환 감사 등 4명이 감사직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용학 조폐공사 사장은 “(당시 문제가 된) 해외연수 준비금은 전액 반납했다”며 “그 이후 해외출장을 간 적도 없고 임직원 해외연수제도도 개선했다”고 해명했다.
나 의원에 따르면 사건 이후 퇴직한 감사 17명의 경우 퇴직금으로 약 4억원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퇴직한 감사들 가운데는 퇴직금과 더불어 2억6000만원대의 성과급을 추가로 받은 인사도 있었다.
나 의원은 “‘이과수 감사’ 사건이 당시 언론을 떠들썩하게 했지만 이후 여행경비 환수 정도의 솜방망이 처벌에 그쳤다”며 “도덕적 해이를 드러낸 장본인들이 9억원이 넘는 고액 성과급을 받았다는 건 공기업·공공기관에 만연해 있는 도덕 불감증을 단적으로 보여 주는 증거”라고 지적했다.
정강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