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하이테크10選>2.韓전자통신硏 음성언어번역실험시스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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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마이크와 소형카메라가 부착된 컴퓨터 앞에서 『저는 홍길동인데요.방을 예약하고 싶습니다』라고 말하면 화면 한 켠에 일어와 영어로 이 말이 번역됨과 동시에 컴퓨터가 만든 음성으로 각 언어로 통역된다.
한국전자통신연구소가 지난 6월 개발한 이 음성언어번역실험시스템은 21세기 자동통역시대의 한면을 미리 체험해 볼 수 있는 시스템이다.

<본지 7월25일자 2면 보도> 항공권.호텔예약등 여행과 회의 약속등 극히 제한된 분야에 활용할 수 있도록 개발된 것이지만 컴퓨터가 대화체를 알아듣고 통역하는 장면은 미래 일상생활의변화를 충분히 예감할 수 있게 한다.대상언어는 우선 한국어와 영어.일어.한.일 두나라 사람이 전화로 통화하게 되면 이 시스템이 중간에 설치돼 우리말을 일어로,일어는 한국어로 바꿔준다.
대화체이기 때문에 완벽한 통역이 어려워 현재의 정확도는 73%지만 그래도 세계적 수준에 해당된다.영어는 아직 정확도가 크게떨어 져 51%다.
일어는 우리말과 어순이 비슷해 통역이 상당히 쉽고 한 문장이끝나기 전에도 구 단위로 통역이 가능하지만 영어는 말 체계가 우리와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다.영어 통역은 약간 다른 방법을 사용한다.우선 한 문장의 대화를 완전히 들은 다 음 컴퓨터가 그 말을 이해한 후 거기에 알맞는 말로 통역을 해준다.이것이 정확도를 높이는데 큰 장애요소가 되고 있다.이 시스템은 『저는홍길동…』과 같은 한 마디를 하면 이해하고 통역돼 소리가 나오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10여초다.말 한 후 한참 뒤에 통역되기때문에 범용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속도 향상이 큰 과제다.
멀티미디어 기술을 사용한 이 시스템은 컴퓨터로 상대방의 얼굴을 보면서 컴퓨터가 통역해주는 음성과 함께 화면에 글자로도 통역내용을 볼 수 있게 돼 있다.
이 시스템 개발에 참여하고 있는 서영주 음성언어연구실 연구원은 『아직 실험용 제품이기 때문에 속도도 늦고 완벽하진 않지만2000년대에는 독어.프랑스어등 여러 언어와 모든 분야에 활용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방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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