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크탱크>1.현대경제사회연구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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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국가나 정당과 마찬가지로 재계에도 싱크탱크가 있다.국내 주요그룹 경제연구소가 바로 그들이다.그들은 소속그룹을 위한 중.장기전략은 물론 남북문제나 정계풍향을 예측하고 그룹의 대응책을 마련하기도 한다.민간경제연구소의 달라진 위상과 운 영실태등을 주1회 연재한다.
[편집자註] 현대경제사회연구원 김중웅(金重雄.56)원장은 정몽구(鄭夢九)그룹회장의 핵심 브레인이다.
그는 鄭회장의 지시에 따라 현대가 2세체제 출범후 새롭게 내놓은 경영철학인 「가치경영」슬로건을 만들었다.지난해말 그룹 장기발전전략 밑그림도 그의 손에서 다듬어졌다.그는 사장단의 일원으로 정기사장단 회의에 참석할뿐 아니라 비공식적으 로도 鄭회장이 자주 부르는 현대맨 가운데 한 사람이다.
최근에는 특히 그룹의 명운을 걸고 추진중인 제철사업 진출을 위해 「민간제철소 건설이 시급하다」는 보고서를 여러차례 작성해여론조성의 선봉역을 담당하기도 했다.
이 연구원이 매주 경제현안에 대한 해설과 전망을 담은 「VIP리포트」는 주요 경영진에게만 배포되는 「인비(人비)」보고서다. 이 보고서는 각종 최신 경제.산업정보들이 요약.정리돼 있어경영진의 의사결정에 유용한 참고자료로 쓰이고 있다.
현대그룹이 이달초 발표한 능력중시형 임금체계 도입방침도 지난달초 이 연구원이 작성한 「한국형 연봉제의 도입과 과제」라는 리포트를 이론적 배경으로 깔고 있다.현대경제사회연구원은 40명의 박사등 1백30여명의 석.박사들이 포진돼 민간 경제연구소로선 최대 규모의 인력을 보유한 기관 가운데 하나다.
金원장은 서울대법대를 나와 미국 클라크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따낸뒤 재무부 관료.한국신용정보 사장등 민.관.금융계를 두루 거친 경제전문가.94년부터 이 연구원을 맡아왔다.
이 연구원에는 경제전문가들외에 정치학박사 5명,사회학박사도 포진해 있다.경제현안을 복합적으로 분석.연구하기 위한 것이다.
연구원안에 통일문제와 시장조사기능을 담당하는 통일경제센터.코스모리서치라는 내부조직도 있다.
金원장은 최근 세계화추세에 맞춰 경제연구분야에서의 국제 공조도 추진중이다.해외연구소나 리서치기관과 공동연구사업을 강화하고있는 것.
지난 4월부터 니혼게이자이신문과 공동으로 연구중인 「한.일관계의 응어리를 풀기 위해 어떤 일을 해야 하나」라는 프로젝트는마무리 단계고,미국의 여론조사기관인 INRA와는 업무협약을 맺고 수시로 공동시장조사를 하고 있다.
연구원의 올 살림규모는 1백억원.대부분 계열사가 발주하는 연구용역비로 충당한다.金원장은 94년 취임직후 10억원에 불과했던 자본금을 2년 사이에 1백억원으로 10배나 늘렸다.86년 설립된 현대경제사회연구원은 이달로 꼭 창립 10주 년을 맞았다.연구원은 이를 계기로 앞으로 계열사 용역비중은 줄이는 대신 정부와 공공기관.일반기업에 대한 컨설팅과 연구용역수주를 늘려 본격적인 민간 싱크탱크로 키운다는 복안을 세우고 있다.
고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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