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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일 만에 공개한 김정일 사진 촬영 언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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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북한은 11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북한 인민군 제821부대 산하 여성포중대를 시찰하는 사진을 공개했다. 김태정 한국야생화 연구소장 등 전문가들은 “사진 왼쪽의 족제비싸리나무의 잎으로 판단할 때 10월께면 노랗게 잎이 변색되거나 단풍이 들었어야 한다”며 “최근 촬영한 사진으로 보기 어렵다”는 견해를 밝혔다. [연합뉴스]

 북한이 11일 오전 공개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진 촬영 시점을 놓고 당국이 분석을 거듭하고 있다. 북한 조선중앙TV와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김 위원장이 821군부대 산하 여성포중대를 시찰했다고 전한 뒤 10여 장의 사진을 공개했다. 12일에도 북한 매체는 이를 대대적으로 전했지만 촬영 시점과 장소는 공개하지 않았다.

당국이 촬영 시점 분석에 들어간 이유는 시점에 따라 김 위원장의 건강 상태를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일 경우 김 위원장이 와병에서 회복돼 강원도에 위치한 이 부대까지 거동할 수 있었거나, 건강 이상이 위중한 게 아니었다는 유추가 가능하다. 공개된 사진 속의 김 위원장은 뒷짐을 지고 팔짱을 끼는 등 평소 모습과 동일하다. 반면 정보 당국이 김 위원장이 뇌수술을 받은 것으로 추정한 8월 15일 전후보다 앞선 사진이거나 올해가 아닌 과거 사진이라면 김 위원장은 여전히 모습을 공개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해석이 나올 수 있다.

본지 사진부가 12일 전문가 자문을 통해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핵심 포인트는 사진에 등장하는 ‘녹음(綠陰)’이다. 사진에는 초록빛이 완연하다. 추위가 빨리 오는 북한에서 단풍이 거의 드러나지 않는 게 의문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지난 8월 14일 조선중앙통신이 군부대 시찰 보도를 내보낸 뒤 이틀 후인 16일 공개했던 김 위원장의 58일 전 모습.

이은주 서울대 생명공학부 교수는 “사진 왼쪽의 나무는 족제비싸리로 추정되는데 10월이면 노랗게 변색돼야 하는 만큼 10월일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지적했다. 서민환 국립환경과학원 과장도 “족제비싸리는 10월께면 열매가 맺혀 있어야 하는데 상태로 볼 때 9∼10월 찍은 사진으로 보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함께 공개된 다른 사진을 본 김태정 한국야생화연구소장은 “사진 속 일부 건물의 뒤쪽으로 새순이 보이는데 잎의 상태를 보면 7월 초순께로 보인다”며 “절대 최근 사진은 아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산림 전문가도 “잎의 색도 진록색이기보다 연한 녹색인데다 잔디 또한 너무 꼿꼿해 늦어도 8월 중순 이후 촬영한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며 “수술·와병 이전의 사진일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다른 추정도 있다. 통상 북한군 포부대는 남쪽을 향한다. 따라서 산사면이 남향일 경우 북쪽 산사면보다 단풍이 늦게 온다. 일부 북한 전문가는 “북한 지역엔 침엽수가 많아 단풍이 사진에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통상 많아야 5장 이내로 공개해온 전례와 달리 이번엔 김 위원장 사진을 한꺼번에 13장 공개했다. 남한 정보 당국이 사진 분석에 들어갈 것을 알면서 무더기 공개한 것은 자신이 있기 때문 아니냐는 해석도 있다.

북한이 당 창건 기념일인 10일을 하루 넘겨 사진을 공개한 것도 의문이다. 당 창건일에 김 위원장의 사진을 내는 게 대내외에 건재를 과시하는데 더 효과적인데 왜 굳이 하루를 늦췄느냐는 것이다. 결국 김 위원장의 최근 건강 상태는 향후 그가 평양 주재 중국 외교관 등 대외 인사를 접견하는 동영상이나 촬영 시점이 명확한 사진이 나와 봐야 분명해질 전망이다.

사진부, 채병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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