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장공비 침투 파장 南北경협 전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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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최근 활성화 기미를 보였던 남북경협도 무장공비 사건으로 당분간 전면 중단되다시피 할 전망이다.사건의 중대성에 비춰 더이상의 사업진척이 어렵기 때문이다.이런 경협중단 사태는 「상당히 오랜 기간이 될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재계는 정부가 경협촉진을 통해 북한개방을 앞당긴다는 대북(對北) 기본전략의 전면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재정경제원의 이상룡(李相龍)국제협력관은 『정부의 입장이 아직정해지지 않아 앞으로 경협이 어떻게 전개될지 현재로서는 뭐라 말하기 힘들지만 당분간 소강국면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 북한팀의 관계자들은 『경협 기조가 어떻게 달라질지 알 수 없는만큼 지금으로서는 관망하는 것이 최선책』이라고 말했다.
남북한 첫 합영사업인 남포공장을 지난달부터 가동중인 대우는 『이번 사건이 경협중단까지 이어지기야 하겠느냐』면서도 남포공장가동에 혹 영향을 미치지나 않을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북 경협 협의차 지난달에 실무진을 북한에 보냈던 LG와 현대등도 이번 사태에 당혹스러워 하고 있다.TV임가공 확대및 자전거공장 투자 협의차 박수환(朴秀煥)LG상사 사장등을 평양에 보냈던 LG그룹은 『당분간은 신규투자가 어렵지 않 겠느냐』고 말했다. 기업들은 이와함께 의류등의 임가공사업도 상당히 위축될것으로 내다보고 있다.대북 여론 악화로 북한산 물품의 국내 판매에도 타격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가 추진해온 나진.선봉의 무역관 개설문제 역시 불투명해진 상황이다.무공은 지난달부터 추진해온 홍지선(洪之璿)북한실장의 현지방문도 일단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나진.선봉지역의 공단조성을 위해 지난8월 북한에 실무진을 보냈던 토지공사도 『사업을 계속 추진해야 될지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91년 남북교류협력법 제정이후 우리 기업의 북한방문은 31개 기업,49회에 이른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23개 기업(32회)이 북한을 찾은 이후 올들어 수적으로는 주춤했지만(8개 기업.14회) 지난8월 현대.대우.LG.토지공사등 5개 기업이 한꺼번에 북한을 방문하는등 이번 사건발생 전까지 활기를 되찾았었다.
유규하.고현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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