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평가>선두그룹 不動 10위圈 7개大 자리바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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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올해 3년차 대학평가에서도 눈에 띄는 종합순위 자리바꿈이 일어났다. 지난해 1,2위인 한국과학기술원(KAIST)과 포항공대의 선두교체를 비롯,10위권 안에서만도 3위 서울대,4위 연세대,6위 고려대를 뺀 7개 대학의 랭킹이 바뀌었다.그룹별 순위를 매겼던 평가 첫해부터의 추이를 보면 특히 5위권 이 하에서 순위변동이 두드러진다.포항공대.KAIST.서울대.연세대등 4개대는 3년 내내 부동의 선두그룹으로 자리를 지켰다.
평가 첫해인 94년 정상을 차지했던 포항공대는 지난해 KAIST에 1위를 내줬으나 올해는 다시 선두로 나서 명실공히 국내최고대학의 위치를 굳혔다.
「재정.경영」「도서관」부문에서 3년 연속 1위,「교육여건.시설」에선 94,96년 1위를 차지한 포항공대와 「교수.연구」에서 2년 연속 1위,「교육여건.시설」에서 1,2위를 한 KAIST와의 선두 각축에 당분간은 다른 대학이 끼어들 여지가 없어보인다. 두 대학은 「첨단 과학기술 인재양성」이란 설립목적,소수정예의 질적 교육추구,대학원 위주의 연구중심체제등 공통점을 갖고있다.
포항공대는 제철학원이란 든든한 법인의 지원,KAIST는 특별법에 의한 국가차원의 지원을 받고 있다.뛰어난 도서관 전산화를갖추고 있는 강점이외에 낭비없는 교과과정,학생들을 위한 장학금.기숙사등 요건도 거의 완벽하게 갖추고 있다.
학과개설에서부터 백화점식으로 벌여놓는 양(量)위주의 국내 대학들이 장차 추구해 나가야 할 특성화 대학의 모델인 셈이다.
연구중심 종합대학을 표방하는 서울대는 여전히 정상급의 면모를갖고 있지만 전 학문분야가 개설된 큰 덩치,국립으로서의 재정적한계가 여건비교에서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교수.연구등 4개 분야에서 모두 2~5위권에 진입했지만 재정에서 22위를 기록한점이 이를 보여준다.
국가지원 체제아래서 어느 정도 안정된 여건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 국립대의 장점이기도 하지만 적극적이고 활발한 교육.시설.연구투자에 나서는 사립대에 위협받고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KAIST.서울대를 제외한 지방 국립대들은 이번 종합순위에서 경북대.부산대.강원대만이 20위권에 들었다.
최근 수년간 꾸준한 자구노력이 상대적으로 돋보여온 연세대.한양대는 「평판도」「교수.연구」「도서관」등에서 고루 강세를 보이며 나란히 4,5위를 차지했다.
고려대는 기업 평판도에서 단연 1위로 높은 점수를 받았으나 교육여건.시설에서 51위로 처졌고 재정에서도 16위에 머무르면서 6위에 랭크됐다.
5~10위권의 변동중 가장 주목을 끄는 것은 가톨릭대의 약진.가톨릭대는 학생수가 타대학에 비해 적고,의대중심 체제로 교육비 지출이 많은 점등이 반영돼 재정부문에서 3위를 차지하면서 7위에 올랐다.가톨릭대는 지난해 학생당 교육비 지 출에서도 포항공대에 이어 전국 2위를 기록하는등 재정여건이 튼실한 대학으로 자리잡고 있다.
반면 지난해 5위의 서강대는 평판도,교수.연구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고도 교육여건.시설에서 42위,재정에서 32위,도서관에서 21위를 기록해 8위로 내려갔다.
이공계가 강한 아주대는 7위에서 9위로,9,10위였던 인하대와 경희대도 10위권 아래로 낮아졌다.
이는 올해 평가가 종래 교수들의 연구력을 평가하는 지표로 사용된 ▶SCI 논문 게재건수▶교수 1인당 연구비 조성액등 자연과학분야 중심 지표에▶계열별 연구비 표준화수치 합산▶인문사회.
예체능계 외부지원 연구과제 건수등을 추가하면서 인 문사회분야의연구실적이 함께 반영된 때문으로 보인다.
실례로 인문사회쪽이 강하다는 평가를 받아온 성균관대는 「교수.연구」부문에서 전국 4위의 좋은 성적을 얻어 지난해 12위에서 10위로 올랐다.
여자대학중 1위인 이화여대는 전산화에 힘입어 「도서관」부문에서 4위를 했으나 교육여건.시설.재정.평판도부문등에서 불리함을극복하지 못했다.
한편 지방 사립대중에서도 포항공대를 제외하곤 한림대.울산대가20위권에 들었을뿐 수도권 대학의 아성을 깨뜨리지 못했다.
김석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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