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추석을 앞둔 마음가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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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무장간첩의 침투로 어수선하기 그지없는 가운데서도 추석은 하루하루 다가오고 있다.바로 사흘뒤면 연휴가 시작된다.경기가 나쁜데다가 전시를 연상케 하는 군작전도 펼쳐지고 있어 명절 분위기가 살아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역시 추석은 손꼽아 기다려지는 민족 최대의 명절이다.
크든 작든 그동안의 수확을 조상께 알리고 그리웠던 혈육들과 그기쁨을 함께 할 추석을 소홀히 맞을 수는 없다.정부는 정부대로,개인은 개인대로 추석 연휴가 즐거운 나날이 되 도록 차분한 준비를 해야 한다.
우선 생각나는 것은 명절이 더욱 서럽게 마련인 불우 이웃들이다.경기가 나쁘고 세상이 어수선해 마음에 여유를 갖기 어려우면지나쳐 버리기가 십상인 것이 바로 이들이다.올 추석에도 늘 그래왔듯이 내 피붙이만이 아니라 어려운 남과도 정 을 나누는 마음을 이어 갔으면 한다.꼭 불우 시설을 찾지 않더라도 정을 나누는 방법이 없지 않을 것이다.불우 이웃은 아니지만 수고한 아파트 경비원,집배원 등에게 작은 성의를 표할 수도 있다.
정부로서는 엎친데 덮친 격으로 큰 사건이나 사고가 나서 사회분위기가 더욱 어수선해지지 않도록 다방면에 걸쳐 세심한 주의를기울여야 한다.무장간첩에만 온통 신경을 빼앗겨 치안유지와 사고예방에 허점을 드러내서는 안될 것이다.명절이 다 가오면 유흥비나 귀성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범죄가 일어나곤 했다.철저한 대비로 범죄만이라도 최대한 억제해주는 것이 국민이 즐거운 추석을 보내게 하는 길일 것이다.
늘 하는 일이지만 귀성 교통소통대책도 면밀해야 한다.그동안의경험을 되새겨 보면 귀성객의 분산과 버스의 이용,갓길 통행에 대한 철저한 단속 등이 원활한 소통에 큰 도움을 주었다.방송을통해 정확한 정보를 귀성객들에게 전하면서 법규 위반 차량에 대한 단속과 사고 예방에도 각별한 신경을 써주기를 경찰에 당부한다. 국민들도 때가 때인만큼 어느 해보다 차분하고 사려깊은 추석맞이를 해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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