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代 碩士 중앙일보 배달원 대전표준과학硏 박신석 실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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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한국표준과학연구원 기술정보실장 박신석(朴新錫.53.문학석사.
대전시유성구도룡동 현대아파트)씨는 매일 오전3시30분이면 잠자리를 빠져나온다.간편한 운동복으로 갈아입고 가족들이 깰까 조심조심 까치발로 현관문을 나선다.중앙일보 「석사배달원 」 朴씨의하루일과 시작이다.朴씨가 중앙일보와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해 11월12일.직장 신체검사에서 운동부족으로 인한 비만 판정을 받은 뒤다.
한글 가로쓰기가 대학때 즐겨보던 대학신문 「연세춘추」에 대한향수를 불러일으키고 섹션 편집과 다양하고 깊이있는 정보에 끌려보던 신문을 끊고 마침 중앙일보를 구독하고 있던 터였다.
처음에는 『직장일도 힘든데 그 나이에 새벽바람을 어찌 감당하겠느냐』며 부인 송성희(48)씨는 극구 말렸다.대학 2년생인 쌍둥이 자녀도 「배달원 아빠」에 대해 불만이 대단했다.
발바닥이 부르트고 발톱에 피가 맺히고 장딴지가 부어올랐지만 자청한 일이기에 아프다 소리 한마디 못했다.그러나 첫달 보수를받아 일부는 저금하고 나머지 돈은 자신이 다니는 성당에 헌금하고 사회복지단체(꽃동네)에 송금하고 나니 피로도 싹 가시는 기분이었다.
현재 朴씨는 자신이 살고있는 현대아파트와 타운하우스.교수아파트등 연구단지안의 5개 아파트에 3백부의 신문을 배달하고 있다.부업수입은 월 40만원정도.무엇보다 1년 가까운 배달생활 덕분에 朴씨는 건강이 몰라보게 좋아졌다.75㎏이던 체중이 지금은66㎏으로 줄었다.어지간해선 피로를 모르는 건강체질로 변했다.
『직접 배달해보니 중앙일보에 대한 독자들의 평가가 대단하더군요.가끔 만나는 독자들마다 이구동성으로 내용이 다양하고 충실하다는 반응이었습니다.』 지난 5월부터 중앙일보 독자모니터로도 활동하고 있는 朴씨는 『환갑이 넘은 나이에도 중앙일보를 끼고 새벽을 달리는 내 모습을 상상해본다』며 환하게 웃었다.68년 연세대를 졸업한 朴씨는 84년 표준과학연구원 기술정보실장으로 입사했으며 87년 청주대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대전=김현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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