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호세상보기>DJ와 JP는 왜 웃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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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지난 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회의 창당 1주년 기념행사에서 DJ와 JP가 만났다.단상에 나란히 앉은 두분이 하도큰 소리로 웃어 참석자들이 깜짝 놀랐다고 한다.두분이 파안대소(破顔大笑)한 사연은 무엇일까.
『그대 JP의 탁월한 지도력으로 야권공조가 완벽하게 이뤄지고있구려.진심으로 감사와 존경을 드리는 바이오.』 『그대 DJ와나는 서 있는 자리는 달랐지만 번영된 조국통일을 위해 애써왔소.양당 공조로 나라의 내일에 빛이 비치기 시작했구려.』 『나보고 사수(四修)는 안된다고 하는데,칠전팔기(七顚八起)라는 말을무용지물로 만들지 말라고 답변하곤 하지요(고얀 것들).』 『1金은 가고 있는데 양김(兩金)은 왜 남느냐고 하더군요.강태공(姜太公)이 옛날 주(周)나라를 세울때 나이가 몇살이었는지 아느냐고 되묻지요(발칙한 것들).』 『우리는 금언(金言)에 지배되는 사람들이 아니지요.노병은 죽지 않고 사라지지도 않습니다.』『인생 70은 예부터 흔하지요.』 『여권에는 9명의 후보가 난립하고 있어요.배가 어디로 갈지 모릅니다.』 『패거리정치 타파론이 있고 반(反)군계일학(群鷄一鶴)론이 있습니다.영남후보 배제론이 그럴듯 하니까 영남단합론이 맞받아치는 모양이지요.』 『TK와 PK 사이는 물건너 갔지요.「우리는 남이다」하고 있습니다.경북의 공단조성문제를 놓고 으르렁거리는 것 보세요.』 『그쪽은 지금 지리멸렬(支離滅裂)하고 있습니다.도토리들이 제각기 제 키가 크다고 악을 쓴다니까요(귀여운 것들).』 『그 사람들에게 고초와 신산(辛酸)을 맛보았느냐고 물었더니 매운 고추는 먹어봤고 신 사이다도 즐겨 먹는다고 합디다.』 『YS와 우리 둘이 길을 갑니다.셋 가운데 분명히 스승이 있습니다.YS가 스승입니다.그는 우리의 반면교사(反面敎師)입니다.그렇게 하면 안될 일을 우리에게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인사실패.경제난국.대북(對北)표류등 우리가 배울 일이 너무 많습니다.허허허.』 『왜이렇게 기분이 좋습니까.우리 이렇게 서로 웃고 있을때 서로의 약점에 대해 얘기해 봅시다.그대 JP는 영원한 2인자라는 이미지를 벗어나야 합니다.허허허.』 『그대 DJ는 한(恨)풀이 정치가라는 굴레를 벗어던져야 합니다.허허허.』 『가을밤은 깊어가고 우리 둘 사이도 깊어갑니다.연모(戀慕)의 시를 지어봅시다.
그대 없이는 못살아/나 혼자서는 못살아/헤어져서는 못살아/떠나가면 못살아.』 『제가 화답하리다.나 오직 그대를 사랑해/그 사랑 변하지 마오/우린 모든 것 다 주어요/그대 나의 인생이기에.』 『참으로 좋습니다.그런데 코끼리를 냉장고에 넣는 3단계방법은 잘 아실테고,내년 선거에서 신한국당을 물리치는 방법을 아십니까.』 『아다 마다요.제1단계,선거전을 시작한다.제2단계,신한국당 후보를 거꾸러뜨린다.제3단계,선거전을 끝낸다.허허허.』 『처음의 큰 웃음보다는 마지막의 미소가 더 낫습니다.우리웃음을 아낍시다.허허허.』 『끝이 좋아야 다 좋습니다.나중에 더 크게 웃읍시다.허허허.』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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