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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Bs] 밤낮 없이 뛰고 또 뛰고 … 생명 지키는‘천사표’그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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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면

“간호사는 직업에 대한 소명의식이 없다면 우선 육체적으로 견디기 힘듭니다.”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병동인 서병동 15층에서 근무하는 정주희(30) 간호사의 첫마디다. 그는 올 5월 삼성서울병원 간호부가 주는 나이팅게일상을 수상했다. 이곳 간호사 1200명 중에서 한 명만 뽑힐 만큼 다른 간호사의 모범이 되는 그지만 “일이 고되다”는 걸 굳이 숨기지 않았다.

그러나 이를 견딜 만큼 멋진 직업이라고도 설명했다. “간호사는 다른 직업과 달리 최선을 다한다고 꼭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는 않아요. 대학을 졸업한 8년 전 처음 삼성서울병원에 입사했을 때 혈액종양내과(암병동)에서 근무했어요. 그런데 정성을 다한 중증 환자가 사망하는 것을 보고 내 직업에 대해 회의가 많이 들었습니다. 지금은 그런 생각이 바뀌었지만요. 과장급 수간호사 바로 아래 위치에 올라온 지금까지도 ‘참 간호사’의 자세가 무엇인지 배우고 있어요.”


◆밤샘 근무가 버겁지만=간호사는 3교대로 24시간 환자를 돌본다. 보통 직장인처럼 낮에 근무하는 낮번은 오전 7시~오후 3시, 저녁 근무조인 초번은 오후 2시30분~밤 10시30분, 그리고 밤을 새우는 밤번은 저녁 9시40분~다음날 오전 7시30분 근무한다. 고된 밤번을 사흘 이상 넘지 않는 게 원칙이라 2~3일에 한 번씩 근무시간이 바뀐다. 보통 체력으로는 견디기 힘든 근무환경이다.

삼성서울병원의 정 간호사는 “나이가 들수록 밤번이 버거운 게 사실”이라며 “간호사들의 주된 이직 사유가 바로 야간 근무 부담”이라고 말한다.

시간대가 달라도 하는 일은 대체로 비슷하다. 우선 출근하자마자 담당하는 환자 9~12명의 상태를 체크한다. 한 근무조 수는 시간대에 따라 3~4명이라 담당 환자 수가 조금씩 바뀐다. 앞선 근무조로부터 주요 사항을 인계받지만 직접 체온이나 혈압·호흡 수·맥박 등 바이털사인(활력 징후)을 모니터하고 기록한다. 특히 신경과는 몸을 움직이기 어려운 환자가 많아 욕창을 방지하기 위해 자세를 바꿔 줘야 한다. 환자의 운동이나 용변을 도와주는 등 위생간호도 간단치 않다. 환자 교육과 투약은 기본이다.

시간대별로 하는 일은 조금씩 달라진다. 밤번은 환자의 수면 관찰도 주요한 업무다. 또 퇴원 환자 준비 등 낮업무의 보조도 미리 해둔다. 다음날 낮에 할 검사를 원활하게 하기 위한 다양한 조치도 밤 근무조가 할 일이다. 낮번은 퇴원을 돕고, 초번은 입원을 보조해 준다.

◆전문간호사 길도 있어=간호사가 되려면 3년제 혹은 4년제 대학에서 간호학을 전공한 뒤 간호사 국가시험을 봐 면허를 따야 한다. 현재 전국 간호대학은 2008년 기준 4년제 74개(국군간호사관학교 포함), 3년제 전문대학 59개다. 매년 1만여 명씩 배출된다. 국내 간호사 면허 취득자는 25만 명으로 이 중 14만 명이 현직에서 활동하고 있다. 전반적인 실업난 속에서도 병원마다 간호사 인력 부족으로 어려움이 크다. 그만큼 수요가 많다는 얘기다. 최근에는 전문분야에 대한 수요도 점점 커지고 있다.

정 간호사는 입사 후 잠시 혈액종양내과에 근무한 것을 제외하곤 줄곧 신경과에서 근무했다. 간호사 사이에서도 다양한 과를 경험하는 게 좋은지, 아니면 한 과에서 전문성을 키우는 게 좋은지 의견이 분분하다. 간호사 로테이션 근무는 병원에 따라, 또 간호본부장의 철학에 따라 주기가 달라진다고 보는 편이 맞다.

그러나 본인이 전문성을 키우고 싶다면 근무하는 과와 무관하게 기회가 있다. 바로 전문간호사가 되는 것이다. 전문간호사란 해당 분야의 지식과 기술로 의료기관이나 지역사회에서 특수한 간호를 제공하는 사람이다. 현재 보건·마취·정신·가정·감염관리·산업·응급·노인·호스피스·중환자·아동·임상·종양 13개 분야가 있다. 전문간호사가 되면 병원뿐 아니라 병원 밖에서도 전문성을 발휘할 기회가 많다.

정 간호사도 최근 성균관대 임상간호대학원에 다니고 있다. 그는 가정 전문간호사가 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이를 위해선 최근 10년 이내에 해당 근무경력 3년이 넘어야 한다. 또 보건복지부 장관이 인정하는 교육기관에서 해당 교육과정(석사 수준)을 마치고 시험에 통과해야 한다.

안혜리 기자

자료 협조:인크루트 www.incruit.com



■선배 한마디

“환자를 가족처럼 여길 자신 있는 분 오세요”

서울 모 병원에서 소아청소년과 외래와 육아지도실 업무를 담담하고 있는 곽모씨는 현업 8년차 간호사이다. 그는 “간호사는 사명감을 갖고 환자를 가족처럼 정성껏 돌보고 감동시킬 수 있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며 “병원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일할 수 있다는 게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간호사가 되려면.

“정규 대학 졸업 후 간호사 국가고시 시험에 합격해야 한다. 합격 후 본인 의사에 따라 종합병원(대학병원)의 임상 간호사에서부터 간호직 공무원, 학교 보건교사, 병원·제약회사의 임상 연구소, 지역사회 치매 및 방문간호센터, 항공사의 항공간호사, 산업체 간호사 등 많은 분야에서 근무할 수 있다.”

-간호학과에선 어떤 걸 배우나.

“성인 질환과 모성·아동·지역사회·응급·노인간호학 등 다양한 임상학에 대해 공부한다. 졸업 후 본인의 역량이나 학업 정도, 임상 경력에 따라 지역사회 전문간호사·가정 전문간호사·정신 전문간호사·응급 전문간호사·산업 전문간호사·노인 전문간호사·호스피스 전문간호사·감염관리 전문간호사·신장 전문간호사 등 전문 직종의 길을 걸을 수도 있다.”

-가장 힘든 점은.

“사람의 생명과 관련된 일인 만큼 한순간도 긴장을 풀 수가 없다. 이렇게 긴장하고 신중하게 간호하는데도 환자 상태가 예상과 달리 좋지 않게 나타나는 안타까운 일을 간혹 접한다. 이럴 때가 가장 가슴 아프고 힘든 순간이다.”

-가장 보람을 느끼는 순간은.

“오래 고통 받은 환자가 완쾌해 퇴원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야말로 최고의 보람을 느끼는 순간이다. 또 내 전공과 경험이 가족에게 도움을 줘서 가족으로부터 인정받는다는 것도 큰 기쁨이다.”

-간호사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조언한다면.

“간호사는 말 그대로 간호를 하는 직업이다. 투철한 직업의식이 있어야 한다. 환자의 아픔과 고통을 함께 나눌 자신만 있다면 간호사란 직업은 매력적이다. 문을 두드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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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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