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취미·이런 삶] "숲속 길 질주, 짜릿한 쾌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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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전거를 타고 지리산을 종주할 때의 최종갑씨.

"울창한 숲속을 달리다 보면 모든 세상사를 잊게 돼 스트레스가 확 풀리죠. 울퉁불퉁한 산길을 달리는 스릴도 만끽할 수 있어요."

익산시에서 건어물과 어묵을 가공하는 청해식품을 운영하는 최종갑(45.익산시 창인동)씨는 건강을 위해 시작한 산악 자전거 타기가 이제는 프로에 가까운 수준에 이르렀다.

산악자전거 동호인 모임 '구르뫼'의 회원인 그는 산악자전거를 즐기러 강원도 치악산.서울 검단산 등 임도(林道)가 있는 전국 유명 산을 대부분 다 가 봤다.

토.일요일이면 주로 익산 미륵산.함라산과 무주 덕유산 등에서 자전거를 타는데 하루동안 달리는 거리가 보통 100㎞가 넘는다.

지난해 10월엔 자전거로 익산에서 전남 완도까지 10시간 이상 걸려 완주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해 4월 경기도 포천의 한 야산 산악자전거 코스에서 열린 신디바이크대회서 200㎞ 가량을 완주했을 때가 가장 기뻤다"고 말했다.

참가자 200명 중 45명밖에 완주하지 못했는데 완주자 가운데 그가 나이가 가장 많았다고 한다.

그는 지난해 5월 서울 검단산에서 열린, 산 다섯개를 넘는 오디바이크대회에 참가, 150명 중 14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산악자전거를 시작한 지 5년 동안 전국 대회에서 4번이나 20위 안에 들었다.

최씨는 "산악자전거에 몸을 싣고 내리막길을 시속 80~90㎞로 달리는 '다운 힐'을 할 때 가장 쾌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가 산악자전거를 시작한 것은 1999년 4월. 키 175㎝에 몸무게가 80㎏를 넘었고 오랫동안 걷지도 못하는 허약 체질이었다. 게다가 툭하면 인후염으로 고생해야 했다.

평소 형처럼 모시던 이순원(52.익산 남성코렉스대리점)의 권유로 산악자전거를 타기 시작했다.

'구르뫼'회장을 맡고 있는 이씨는 "최씨가 정신력이 강해 험난한 코스도 잘 소화하는 등 다른 동호인들보다 실력 향상이 빠르다"고 말했다.

최씨는 지금 몸무게가 74㎏으로 줄었을 뿐만 아니라 폐활량이 늘어 호흡기 계통이 건강해지고 지구력이 좋아졌다고 자랑한다.

그는 "산악자전거를 탄다는 게 처음에 두려웠으나 막상 안장에 몸을 싣고 보니 힘들지 않더라"며 "특히 지구력과 호흡기가 약한 사람들에게 산악자전거를 타 보라고 권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가 가지고 있는 산악자전거는 800만원짜리다.

초보자들은 100만원짜리 자전거를 타면 된다. 헬멧과 무릎 보호대 등까지 합쳐 150만원 정도 든다.

서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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