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마즈·네슬레, 모두 중국 현지공장 제품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82호 12면

식의약청은 롯데제과의 비스킷 ‘슈디’, 한국마즈의 ‘땅콩스니커즈 펀사이즈’와 ‘엠앤드엠즈밀크(M&M’s Milk)’, 그리고 한국네슬레의 ‘킷캣(KitKat)’ 등 4개 품목에서 멜라민이 추가로 검출됐다고 4일 발표했다. 이로써 지금까지 멜라민이 나온 중국산 가공식품은 10개로 늘었다.

확산되는 멜라민 파문… 국내 과자 4종서 추가 검출

특히 국내 대형 제과회사의 자체 공장 제품에서 멜라민이 나온 것은 처음이다. 롯데제과의 ‘슈디’는 현지법인인 롯데칭다오푸드에서 생산된 제품으로, 제조일자가 서로 다른 4건에서 2.4~3.36ppm(㎎/㎏)의 멜라민이 검출됐다. 앞서 멜라민이 검출됐던 해태제과의 ‘미사랑 카스타드’와 ‘미사랑 코코넛’은 중국에서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생산돼 수입된 제품이었다. 또 ‘땅콩 스니커즈 펀사이즈’와 ‘엠앤드엠즈 밀크’, 그리고 ‘킷캣’ 역시 다국적 제과기업 마즈사(社)의 중국 현지법인인 마즈푸드와 세계적 식품기업 네슬레의 톈진공장에서 생산된 제품이다. 지금까지 수입된 양은 각각 1061t, 104t, 381t이다. 멜라민 함량은 ‘땅콩 스니커즈 펀사이즈’가 1.78ppm, ‘엠앤드엠즈밀크’가 2.38ppm, ‘킷캣’이 2.89ppm으로 확인됐다.

롯데제과의 문영태 홍보팀장은 “중국의 공인된 검사기관은 물론 롯데연구소의 자체 검사에서도 멜라민이 검출되지 않았는데 이 같은 결과가 나와 당황스럽다”며 “어쨌든 시중에 남아 있는 유통량을 확인해 완전히 수거, 폐기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슈디’는 판매 부진으로 이미 5월부터 단종된 제품이지만, 현재 검사가 진행 중인 ‘애플쨈’과 ‘딸기쿠키’도 같은 공장에서 생산된 것이어서 일단 모두 수거 조치한다는 방침이다.

다행히 이번에 4개 제품에서 검출된 멜라민은 비교적 ‘미량’이다. 미 FDA는 3일 긴급 보도자료를 통해 “유아용 분유가 아닌 경우 멜라민이나 그 관련 물질이 2.5ppm보다 적게 함유된 식품은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는 하루 식단의 50%가 모두 이 정도 수준으로 멜라민에 오염돼 있다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근거로 나온 결과라는 것이다. 스티븐 선드로프 FDA 식품안전과장은 “이는 100만 개의 흰 모래 알갱이 속에 한두 개의 검은 모래 알갱이가 섞여 있다 하더라도 흰색에 영향을 거의 주지 못하는 것과 같다”며 “멜라민이 함유돼 있는지 여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함유 수준이 기준치를 넘느냐 아니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기준에 따르면 체중이 60㎏인 사람은 40g의 ‘엠앤드엠즈밀크’를 매일 300봉지, ‘땅콩 스니커즈 펀사이즈’는 600개를 매일 평생 섭취해도 유해성이 없다는 의미다. 반면 중국에서 영·유아 사망을 일으킨 싼루사의 분유에서는 2600ppm이 넘는 멜라민이 나왔다. 미국의 경우 지난주 캘리포니아주에서 리콜 조치된 중국산 과자에서 검출된 멜라민 양은 520ppm이었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멜라민이 가장 많이 검출된 제품은 271.4ppm이 검출된 해태제과의 ‘미사랑 코코넛’이다.

4일 현재 식의약청은 멜라민 검사 대상 중국산 가공식품 428개 품목 가운데 147개에 대한 검사를 완료했다. 이 가운데 멜라민이 검출된 10개 품목과 아직 검사가 완료되지 않은 291개 품목은 유통과 판매가 금지되고 있다. 아직 수거조차 이뤄지지 않은 검사 대상 품목도 49개 남아 있어 중국산 유가공품에 대한 검사가 완료되려면 좀 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한편 버섯 등에서 멜라민이 검출된다는 중국 내 일부 언론의 보도에 따라 정부는 수입 통관단계에 있거나 유통 중인 수입산 버섯류와 양상추·당근·브로콜리·우엉 등 다소비 채소류에 대해서도 멜라민 검사에 나섰다. 대상은 중국산뿐 아니라 동남아시아 등 전 세계에서 수입된 모든 버섯과 채소류다. 일부 농약 성분이 자연 분해되면 멜라민이 미량 형성될 수 있다고는 하지만 채소에서도 멜라민이 검출된다는 정보는 아직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다만 조기에 소비자들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검사를 확대한 것이다. 하지만 미량이라도 검출될 경우 파장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