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네트문화바다>7.출판환경의 변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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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문학세계사 김요일 기획실장은 출근직후 1주일에 2~3회 인터네트에 접속한다.빠르고 다양한 외서(外書)정보를 얻기 위해서다. 그는 몇달전 미국작가 조이스 캐럴 오츠에 관한 자료수집을 저작권대행사에 부탁했다.3주 지나도록 소식이 없던 중 뉴욕타임스(http://www.nytimes.com,이하 http://는 생략) 서평란에서 우연히 오츠의 개인사이트를 발견,몇분만에 기대이상의 성과를 올렸다.
탄력이 붙은 그는 요즘 아트월드(www.anima.wis.net//ARTWORLDonline.html)나 임팩트 스튜디오(www.netaxs.com/~impact/index.html)에서 광고형식.표지디자인에 관한 힌트도 얻고 있 다.
민음사 편집진도 컴퓨터를 한대씩 갖추고 인터네트 시대 출판환경에 대응하고 있다.
한예로 미국 인류학자 마빈 해리스의 『작은 인간』으로 좋은 반응을 얻은 민음사는 최근 인터네트 검색프로그램인 알타비스타(www.altavista.digital.com)를 뒤져 해리스의 『아무 것도 되는 게 없어』를 찾아내 자회사 황금가지를 통해 출간했다.
이처럼 인터네트가 국내 출판계의 정보수집과 제작방식을 서서히바꾸고 있다.
아직은 대체로 외국정보를 열람하는 수준이지만 예전과는 확실히다른 양상이 광범위하게 전개되고 있다.
가장 발빠른 사람들은 역시 기획자들.
종전의 외서선택 잣대가 외국저널의 서평.출판사 홍보물이라면 요즘에는 출판사나 저자의 사이트에 접속,따끈따끈한 정보를 신속하게 얻고 있다.
책 선정은 물론 번역계약.저작권 체결도 전자우편으로 해결,제작시간도 크게 줄어드는 추세다.
박영률출판사가 내놓은 『유나바머』는 기획.계약등 출판 전과정을 인터네트로 처리,책이 단 두달만에 완성됐다.
황금가지 송교섭씨는 『인터네트를 모르는 출판기획자는 살아남기힘들다』며 『활용정도에 따라 1인 출판도 가능한 시대 』라고 말했다. 인터네트를 이용한 외국,특히 미국 출판계의 변화는 지각변동에 가깝다.몇해전만 해도 도서목록서비스에 그쳤으나 최근에는 인터네트 붐을 일으킨 월드와이드웹(WWW)에 저자약력.신간내용.출판동향등 갖은 정보를 상세히 올리고 있다.
출판사.서점,그리고 작가가 사이트를 여는 것이 이제는 보편화됐다.국내에서도 최근 신영복씨가 옥중서간집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을 올려 화제를 모았다(voin.co.kr/gallery/shinyb).
도서정보가 가장 체계있게 정리된 곳은 북와이어(www.bookwire.com).신간.서평.출판행사.출판사.잡지등 거의 모든 소식을 담았으며 관련 사이트(표참조)로도 바로 연결된다.중앙일보 홈페이지(www.joongang.co.kr )에서도 도서관련 주요 사이트로 이동할수 있다.
또한 외국 출판사들은 인터네트를 영업의 시금석으로 활용한다.
단행본 발표때 내용을 일부 공개,출간여부.판매부수를 결정하는 것.아예 인터네트에만 발표하는 「페이퍼리스북」도 활기를 띠고 있다.국내 통신망에 글을 띄워 돌풍을 일으켰던 『 퇴마록』도 유사한 경우에 해당한다.
인터네트 전도사 니컬러스 네그로폰테(미국 MIT대)는 『당장은 어렵지만 저렴하고 절판(切版)이 없는 디지털책이 인쇄책과 어깨를 나란히 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미국 출판전문잡지 『퍼블리셔스 위클리』도 『5년안에 페이퍼리스북과 페이퍼북이 출판시장을 양분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반면 국내 출판계의 인터네트 홈페이지 개설은 불모지와 같은 상태.나름의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정보를 제공하는 출판사나 서점이 없는 상황이다.
현재로는 외서(外書)주문을 대행하는 수준(telnet://ys.hanaco.co.kr,www.powernet.co.kr/sejong).교보문고.두산동아등 대형서점.출판사들은 내년이나웹서비스에 나설 계획이다.
박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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