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겐하임미술관 걸작전 紙上감상-추상미술운동 작가 칸딘스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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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20세기 현대미술의 흐름을 구상에서 비구상으로 전환시키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던 「러시아 아방가르드」의 중심에 섰던 작가.
기하학적 형태를 본격적인 조형요소로 도입해 추상미술운동을 발화시킨 「블루 포」그룹의 한 작가.그가 바로 바실리 칸딘스키(1866~1944)다.
호암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구겐하임미술관 걸작전 지상감상 다섯번째는 20세기 추상미술운동을 이끈 작가 칸딘스키다.
이번 전시에는 『비가 오는 풍경』『푸른색의 원』『초록의 악센트』등 모두 세점이 걸려있다.각각 1910년대와 20년대,30년대에 그려진 것으로 이 작품들만 봐도 칸딘스키 작품세계의 변화를 뚜렷이 볼 수 있다.
세 작품 가운데 가장 앞선 1913년 그려진 『비가 오는 풍경』은 칸딘스키가 즐겨 다루었던 소재인 요한계시록의 「노아의 홍수」와 연관지어 생각해 볼 수 있다.제목과 내용에서 모두 성서적인 이미지를 담고 있는 이전의 작품 『홍수』와 는 달리 구체적인 상징은 드러나 있지 않지만 산과 마을에 비가 쏟아지는 것을 추상적으로 묘사한 데서 상관관계를 발견할 수 있다.이처럼초기작에는 자연적 형태가 드러나는 작품들을 많이 볼 수 있다.
바우하우스 교수로 몸담았던 22년에 그려진 작품 『푸른색의 원』은 구상과 비구상을 연결하려는 시도로 대상을 암호화한 작품이다. 이 당시는 명확한 윤곽선과 평면적인 색면을 통해 기하추상을 전개시킨 칸딘스키의 「점.선.면」의 구성적 이론이 완성되지 않았던 시기지만 기하학적 영향은 분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마지막으로 35년 작품인 『초록의 악센트』는 엄격한 기하학적형태 대신 생물학에의 관심으로 유기적인 형태가 등장하는 후기작의 특징을 잘 보여주고 있다.
안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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