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 4번타자 연타석포 … 꼴찌의 반란은 계속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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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탬파베이 레이스의 에반 롱고리아가 3일(한국시간) 시카고화이트삭스와의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 1차전에서 0-0으로 맞선 2회, 호쾌한 솔로홈런을 때려내고 있다. [세인트피터즈버그 AP=연합뉴스]

 탬파베이 레이스가 1998년 창단 이후 포스트시즌 첫 승리를 따냈다. 올 시즌 보스턴과 양키스를 제치고 만년 하위에서 아메리칸리그 동부 조 1위로 진출한 탬파베이는 가을잔치에서도 기세를 그대로 이어갔다.

레이스는 3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세인트피터즈버그 트로피카나 필드에서 열린 디비전시리즈 1차전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홈경기에서 6-4로 이겼다. 1차전 승리의 주역은 신인인 3루수 에반 롱고리아(23). 롱고리아는 2회 말 상대 선발투수 하비에르 바스케스의 직구를 두들겨 왼쪽 담장을 넘기는 선제 솔로포를 터뜨린 뒤 3-3으로 맞선 3회에는 역전 솔로 홈런을 기록했다. 이어 5회 1사 2·3루에서도 좌익수 앞 적시타를 터뜨리며 쐐기점을 뽑아내는 등 3타수 3안타(2홈런 포함)·3타점으로 맹활약했다. 레이스는 큰 경기 경험이 없다는 우려를 비웃듯 첫 게임부터 신인 롱고리아의 활약에 힘입어 쾌승을 거뒀다.

롱고리아는 프로 입단 당시부터 화제를 모았던 레이스의 기대주다. 2006년 신인 드래프트 당시 전체 3순위 지명권을 갖고 있던 레이스는 투수 팀 린스컴과 롱고리아를 놓고 저울질하다 롱고리아를 선택했다. 팀에 투수 유망주가 많아 타자 쪽을 골랐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은 린스컴도 올 시즌 18승(5패)으로 사이영상 후보로 거론될 정도로 발군이지만 롱고리아는 허약한 팀 타선에 활력을 불어넣으며 붙박이 4번 타자로 팀 타선을 이끌고 있다.

정규시즌 122경기에 나서 27홈런·85타점을 기록, 루키 선수 가운데 홈런과 타점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거뒀다. 보스턴 레드삭스의 더스틴 페드로이아와 함께 아메리칸리그 신인왕을 다투고 있다. 포스트시즌에 처음 나선 선수가 1차전에서 두 개의 홈런을 쳐낸 것은 87년 미네소타 트윈스의 게리 가에티 이후 21년 만이다.

공교롭게도 가에티는 마이너리그 트리플A 시절 롱고리아의 타격 코치였다. 롱고리아는 경기가 끝난 뒤 “가에티 코치에게 전화부터 해야겠다”며 밝게 웃었다. 롱고리아의 재능을 일찌감치 알아챈 탬파베이는 개막 첫 달인 지난 4월6년간 1750만 달러(약 180억원)에 장기 계약을 맺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당시 롱고리아는 메이저리그 등록일수가 단 13일에 불과했다.

한편 박찬호의 소속팀 내셔널리그 LA다저스는 시카고 컵스와의 2차전에서 10-3으로 승리, 2연승을 거뒀다. 박찬호는 1차전에 이어 2차전에도 나오지 않았다. 필라델피아 필리스도 셰인 빅토리노의 만루포에 힘입어 밀워키 브루어스에 5-2 역전승을 거둬 2연승을 달렸다.

김성원 기자 rough1975@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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