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대 교수연구, 경상대는 교육여건 부문 1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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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대 원예학과 김규원 교수와 학생들이 희귀식물 자원활용을 연구하기 위해 자생식물인 솔나리를 실험용기 내에서 대량 증식하고 있다. [영남대 제공]

 충남대 원예학과 임용표 교수는‘배추 박사’로 통한다. 15년간 배추 지놈(genome·세포에 담긴 유전 정보) 연구에 매달려서 얻은 별명이다. 임 교수가 국제배추과(科) 지놈프로젝트를 주도한 덕분에 한국은 배추 연구의 메카로 자리 잡았다. 임 교수는 “2004년 충남대에 설립된 한국배추지놈소재은행은 7000여 점의 종자와 관련 자료를 보유하고 있다”며 “우리나라 식물자원 연구의 디딤돌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 식물전공 학과평가 교수 연구 부문에선 임 교수 등 6명의 교수가 포진한 충남대 원예학전공이 1위를 차지했다. 학생 성과에서는 같은 학교의 작물과학전공이 수위에 올랐다. 경상대 원예학전공과 농학전공은 각각 교육 여건과 평판도 부문에서 선두를 달렸다.

◆교수 연구=충남대 원예학전공이 1위를 차지한 것은 비중이 큰 평가 항목인 논문 수와 연구비 수주 실적에서 성적이 좋기 때문이다. 교수 1인당 SCI(과학기술 논문 인용색인)급 논문이 5편이다. 발표 건수에서는 3위에 그쳤지만 임팩트 팩터(IF·Impact Factor) 항목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임팩트 팩터는 학술지의 등급을 나누는 계수로 논문의 질을 평가하는 잣대다. 계수가 높은 학술지에 실린 논문이 질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계수는 특정 기간 다른 논문에 인용된 횟수를 통해 결정된다.

충남대 원예학전공은 연구비 실적에서도 돋보였다. 최근 3년6개월 동안 46억2900만원을 따내 평가 대상 학과의 평균인 16억9400만원의 2.7배나 된다. 이 부문에서 2위를 차지한 서울여대 원예조경학전공은 연구비 항목에서 하위권이지만 논문 실적에서 눈길을 끌었다. SCI급 논문 수와 국내 학술지 게재 논문 수에서 모두 2위에 올랐다. 서울여대의 1인당 SCI급 논문 수는 5.2편이며, 국내 발표 논문 수는 15.3편이다. 특허 출원과 등록을 가장 많이 한 학과는 경상대 농학과로 17건에 달한다. 서울여대가 16건으로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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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성과=충남대 작물과학전공, 단국대(천안) 식량생명공학과, 공주대 식물자원학과가 선두그룹을 형성했다. 순수 취업률에선 공주대 식물자원학과가 1위였다. 대부분의 대학이 60~70%의 순수 취업률을 보였다. 대학원 진학률 1등은 충남대 작물과학전공이다. 하지만 평가대상 학과의 절반 정도가 한 자릿수 진학률을 기록했다.

이 같은 결과는 학생들이 충분한 정보 없이 학과를 선택하는 것과 관련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공주대 안승원 교수는 “원예학의 경우 화학·생물학 등 기초 학문을 바탕으로 현장의 경험을 중시하는 학문”이라며 “상당수의 여학생이 화훼(꽃) 관련 공부를 하기 위해 원예학을 선택하지만 화훼 분야는 전체 과목의 10%밖에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교육 여건=경상대 원예학전공은 학생 1인당 장학금, 교수 1인당 학생수, 기자재 구입비 등의 항목에서 강세를 보여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2학기와 올 1학기에 지급된 1인당 장학금은 101만3000원. 교수 1인당 학생 수는 23.5명, 기자재 구입 총액도 6억360만원으로 1위를 차지했다. 2위 역시 같은 대학의 농학전공이다. 이 학과는 학생 1인당 학과 예산 항목에서 1위에 올랐으며 교수 1인당 학생 수와 장학금에선 2위를 차지했다. 교수 1인당 강좌 수에선 충남대 원예학전공이 1개로 가장 적고 전북대 원예학전공(2.17개), 한경대 식물생명자원전공(2.25개)이 뒤를 이었다. 영어 강좌를 개설한 곳은 한경대 식물생명자원전공 한 곳뿐이다.

◆평판도=경상대 농학전공과 원예학전공이 나란히 1, 2위를 차지했다. 충남대 원예학전공과 작물과학전공이 그 뒤를 따랐다. 경상대 농학전공은 모든 항목에서 1위에 올랐다. 평판도에선 사립대들이 상대적으로 열세였다. 국립대가 사립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졸업생을 많이 배출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

평판도 조사는 중앙일보 조사연구팀이 대기업과 정부 출연 연구소의 인사담당자와 팀장급 이상, 전국 대학의 관련 학과 교수 등 205명을 대상으로 전화 설문 방식으로 실시했다. 설문은 각 세부 항목에 대해 3개 대학씩 응답하도록 했다. 1순위에는 3점, 2순위에는 2점, 3순위에는 1점을 주고 이를 합쳐 순위를 매겼다.

어떻게 평가했나

 졸업생을 배출한 전국의 농학계열 식물전공 관련 학과 중 14개 학과(전공)가 평가에 참여했다. 작물과 원예를 전공하는 학과가 주 평가 대상이었다. 최근 이 분야의 관련 학과들은 작물과학·식량생명공학·식물자원학·환경원예학 등으로 이름을 바꾸고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이에 따라 유사한 이름을 갖고 있는 학과들을 평가 대상에 포함시켰다. 단 임학과(전공)는 제외했다. 평가는 크게 네 가지 부문으로 나눠 진행했다. 부문마다 지표별 표준화 점수(Z값)를 낸 뒤 가중치를 곱한 값을 합산해 순위를 냈다.

◆교수 연구(100)=▶교수당 논문 실적(50) ▶교수당 연구비(25) ▶특허 출원 및 등록 실적(10) ▶단행본 발행 실적(5) ▶기술 이전(5) ▶수상 및 국제학회 발표 실적(5)

◆학생 성과(100)=▶순수 취업률(50) ▶대학원 진학률(50)

◆교육 여건(100)=▶학생 1인당 장학금(30) ▶학생 1인당 실험실습비(20) ▶교수 1인당 학생 수(15) ▶교수 1인당 강좌 수(15) ▶영어강좌·교환학생·외국인 학생 수(10) ▶학생 1인당 학과 예산(5) ▶학생 1인당 기자재 구입비(5)

◆지표 기준=교수 연구 부문은 전임강사 급 이상을 평가 대상으로 했다. 논문은 주저자(제1저자·교신저자·책임저자)와 공저자로 나눠 가중치를 달리 했다. 논문은 2005년 1월 이후 3년6개월간의 발표 실적을 평가했으며 SCI급 논문 평가에서는 각 논문이 실린 학술지의 명성에 따라 결정되는 임팩트 팩터를 고려했다. 특허 출원 및 등록에서는 제1 발명인일 경우에 더 높은 점수를 줬다.

◆자문교수단=김욱(고려대), 박순기(경북대), 안병준(단국대), 안상낙(충남대) 교수

<2008년 중앙일보 대학평가팀>

▶ 종합평가=강홍준 기자(팀장), 김경진·이에스더 기자
▶ 생명공학(공학·자연계열)=선승혜 기자
▶ 생명공학(농학계열)=최익재 기자
▶ 경영전문대학원(MBA)=박수련 기자
▶대표 e-메일 주소 :univ@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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