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수대>赤포도주 有益論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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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기호식품 가운데 건강을 해치는 2대 숙적(宿敵)은 담배와 술이다.담배를 혐오.기피하는 사회적 감시장치는 나날이 강화되고 있다.담배를 향해 날린 가장 최근의 강펀치는 이것을 마약으로 규정한 클린턴 미국 대통령의 입법조치다.또 하나의 숙적인 술도경계의 대상임에는 틀림이 없으나 최근 포도주,특히 붉은 포도주에 대해서는 우호적인 해석과 평가가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비애주가라도 솔깃할 붉은 포도주 유익론은 다음과 같다.
영국 버밍엄에서 열린 유럽 심장학(心臟學)회의에서 브라질의 카를로스 세라노 박사는 지방(脂肪)이 동맥에 쌓이는 것을 차단하는 성분이 붉은 포도주 속에 들어있음을 동물실험결과 확인했다고 발표했다.그는 기름기가 많은 특수사료를 토끼에 먹이면서 A그룹에는 붉은 포도주를,B그룹에는 단순한 포도음료를 동시에 먹이고 C그룹에는 아무 것도 주지 않았다.
그 결과 대동맥이 동맥경화성 찌꺼기로 뒤덮인 비율이 A그룹에서 가장 적게 나타났다.찌꺼기가 가장 많이 낀 토끼군은 바로 아무 것도 주지 않은,다시 말해 기름기가 많은 특수사료만 먹은C그룹이었다.세라노 박사는 혈중지방의 산화(酸化 )를 막아준 신비의 성분이 아피젠이나 루테오같은 성분일 것으로 추측했다.더이상의 과학적 천착(穿鑿)을 포도주 친화적(親和的)전문가들에게맡기고 싶다.
바로 얼마전의 외신보도를 회고하면 낭보(朗報)는 또 있다.올해초 미국 보건후생부에서 「미국인을 위한 식생활 지침」을 발표했는데 여기에는 『하루 한두잔 정도의 술은 건강에 유익할지도 모른다』고 밝혔다.이 지침이 중요한 것은 붉은 포 도주나 포도주로 한정하지 않고 어떤 술이든 한두잔이면 좋다고 말했다는 점이다. 그러나 의사들은 아직 여기까지는 나가지 못하고 있다.단지 붉은포도주가 심장질환에 걸릴 확률을 50%나 낮춘다거나,포도주를 상식하다시피 하는 프랑스인들의 심장마비 발생률이 미국인의 3분의1밖에 안된다는 조사를 즐겨 인용하고 있을 뿐 이다.
심지어 하루 2~4잔의 포도주를 마시면 술을 마시지 않는 사람보다 사망률이 30~40%정도 낮아진다는 조사도 있다.영국 위스키를 동내다시피 하는 동방의 호주국(豪酒國)사람들은 이제 붉은 포도주에 눈길을 보내는 것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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