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中.高生 논술경시대회 중학생部 최우수상 우수답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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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급속하게 발달해가는 컴퓨터 기술이 인간의 미래에 어떤 영향을미칠 것인가에 대해서는 상반된 시각이 있다.하나는 컴퓨터의 사용이 비인간화를 가속화시키는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전망이며,다른 하나는 컴퓨터의 사용이 정보화사회로의 이행 을 이루어냄으로써 밝은 미래를 이루어 낼 수 있다는 주장이다.컴퓨터와 우리사회의 연관성이 점차 높아져 가는 현실을 생각해 볼 때,컴퓨터의 이용이 어떤 변화를 가져 올 것인가는 매우 중요한 문제라 할 수 있다.
컴퓨터의 이용이 악영향을 가져올 것으로 전망하는 쪽은 크게 세가지의 근거를 내세우고 있다.세대간의 가치관의 괴리가 커지고,실제의 인간관계를 경시하게 되며,불건전한 정보의 수요가 늘고있다는 것이다.그러나 이같은 주장은 다음과 같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첫째,세대간 가치관차의 확대는 기성세대의 적극적 노력으로 극복이 가능하다.전화 발명 직후 일부 기성세대들이 전화 통화를 「악마와의 대화」라며 기피했다는 일화가 있듯이,신기술에 대한 기성세대의 적응 부족은 시대를 막론하고 있어온 현 상이다.이에비춰 볼 때,세대간의 가치관의 차이를 좁히는 열쇠는 컴퓨터라는신기술에 능동적으로 적응하려는 기성세대의 노력이라 할 수 있을것이다.최근 노소를 불문하고 「컴맹 탈출」의 열풍이 불고 있는것은 이것이 극복될 가능성을 보 여주고 있다.
둘째,실제의 인간관계보다 통신상의 만남을 중시하는 경향은 컴퓨터 기술로 인한 새로운 인간관계가 형성되는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통신상의 만남,즉 「사이버 스페이스」라는 가상공간에서의 만남도 크게는 인간관계의 범주에 속한다.다시 말해 교류의 형태나 사용 도구만이 변화되었을 뿐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라는 본질은 변하지 않았다.이를 사람과 기계간의 관계로 인식하는 것은 오류라 할 수 있다.
셋째,불건전한 쪽으로 정보 수요가 편향되는 것은 컴퓨터 문화가 정착되지 않은 상황에서의 과도기적 현상으로 볼 수 있다.VCR가 처음 보급됐을 때의 예를 살펴보자.VCR 보급 초창기때이의 수요를 확대시킨 것은 음란물에 가까운 영화 들이었다.그러나 지금 비디오는 건전한 대중문화의 일부로 자리잡아 교육에서 오락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기능을 하고 있다.컴퓨터를 통한 불건전한 정보의 범람도 그같은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으며,각종 관련 제도의 정비와 컴퓨터 문화의 성숙 을 통해 이는 개선될 여지가 충분하다.
반면에 컴퓨터의 사용은 여러 면에서 밝은 미래를 열 수 있다.우선 지역간,국가간의 이질감을 좁힐 수 있다는 데서 그렇다.
인터네트를 비롯한 컴퓨터 통신망들은 우리나라 사람과 아프리카 사람이 값싼 비용으로 쉽게 대화를 나눌 수 있게 하고 있다.이처럼 국경을 초월한 교류의 확대는 자연스럽게 정보.문화.의식의폭넓은 이해를 촉진시켜 지역 혹은 국가간의 거리감을 좁히고 있다.컴퓨터의 이용은 세계화의 흐름과도 밀접한 것이다.
앨빈 토플러는 저서 『제3의 물결』에서 앞으로는 노동.토지.
자본이라는 기존의 생산 3요소보다는 지식과 정보가 중요해질 것이라 예측하고 있다.각국이 지적재산권의 보호를 강조하는 것도 미래 사회에서의 정보의 중요성 때문이다.이런 점으 로 보아 정보를 얻는 수단으로서 컴퓨터의 사용은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이며,그에 따라 정보 습득의 기회가 넓어져 인간의 다양한 가능성은더욱 증대된다.컴퓨터가 밝은 미래를 가져올 수 있는 두번째 이유다. 끝으로,일상생활의 거의 모든 분야에 걸쳐 컴퓨터는 인간생활을 편리하게 할 것이다.현재 은행에 가지 않고 집에서 컴퓨터를 이용해 은행 업무를 처리하는 「홈뱅킹」정도가 이용되고 있는데 비해 미래에는 재택 교육과 재택 근무가 일반화돼 편리한 생활을 누릴 수 있게 될 것이다.특히 재택 교육은 개개인의 능력에 따른 보충.심화학습을 용이하게 할 것으로 보여 기대의 여지가 크다.
컴퓨터는 앞으로 나라와 나라 사이의 거리감을 좁히는 한편 가장 대중적인 정보습득 도구로서 인간의 가능성을 증대시키며,우리생활 전반의 편리성을 높일 것이다.이런 변화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부작용이 일부 나타나고 있기도 하지만,그같은 현상은 과도기적인 것이거나 노력에 따라 극복될 수 있는 것이다.그러므로,컴퓨터의 사용을 비판하기보다 앞으로의 컴퓨토피아를 능동적으로 대비하는 자세가 요구된다 하겠다.
송영훈 순천 삼산중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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