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르익는 대구 10월 오페라 축제 속으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8면

 28일 대구 국채보상로 등 간선도로 변 곳곳에 대구국제오페라축제를 알리는 배너가 걸려 있다. 육교와 주요 건물에도 안내판과 현수막이 나붙어 분위기를 돋운다.

‘2008 대구국제오페라축제’가 다음달 1일 막을 올린다. 축제는 11월 8일까지 계속된다.

올해 6회째인 국제오페라축제에는 ‘토스카’‘람메르무어의 루치아’‘춘향전’ 등 8개 작품이 무대에 오른다.

대구국제오페라축제 조직위원회는 이번 행사의 주제를 ‘Via Corea, Viva Opera!’(한국을 통해, 오페라 만세!)’로 정했다. 한국 오페라 60주년과 이탈리아의 오페라 작곡가 푸치니 탄생 150주년을 기념해서다. 우리나라의 첫 오페라는 1948년 서울 부민관에서 공연된 ‘춘희’(라 트라비아타)다. 같은 해 현제명이 작곡한 국내 첫 창작오페라 ‘춘향전’도 무대에 올랐다. 조직위 관계자는 “400년이 넘는 서양의 역사에 비해 짧은 편이지만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우리의 오페라 제작 능력과 관객 수준이 눈에 띄게 높아졌다”고 말했다.

대구국제오페라축제 무대에 오르는 창작오페라‘천생연분’의 한 장면. [대구국제오페라축제 조직위 제공]


이번 행사에는 해외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국인 성악가들이 대거 초청된다. 이탈리아 오페라 극장 ‘라 스칼라’의 한국인 최초 테너 주역 이정원, 이탈리아에서 활동중인 바리톤 한명원, 바리톤 고성현 등이다.

많은 오페라단이 등장한 지난해 행사와 달리 전통이 있는 극단의 완성도가 높은 작품이 많다는 게 조직위의 설명이다.

2006년 3월 독일 프랑크푸르트 오페라극장에서 초연한 뒤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는 국립오페라단의 창작오페라 ‘천생연분’이 대표적이다. 독일 다름슈타트국립극장의 작품은 국내 처음 공연될 예정이어서 벌써 매니어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국제오페라축제 조직위와 대구시립오페라단·대구오페라하우스·뉴서울오페라단·영남오페라단의 작품도 무대에 오른다.

오페라축제는 대구 오페라하우스의 개관을 기념해 2003년 시작됐다. 당시 전국 유일의 오페라 전용극장이었다. 대구시는 이를 활용해 ‘공연산업’을 키우기로 했다. 이어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도 만들었다. ‘봄엔 뮤지컬, 가을엔 오페라’로 공연 도시의 면모를 갖추겠다는 전략이다.


오페라축제의 객석 점유율은 첫해 92.4%, 이듬해 84.2%, 지난해에는 88%를 기록하는 등 2006년 72.9%를 제외하고 모두 80%를 넘었다. 초대권을 5∼7% 정도만 발행하는 것을 고려하면 주목할만한 기록이라는 게 공연계의 평가다. 국내 유일의 국제오페라축제인 데다 관람료도 1만∼7만원으로 저렴한 것이 주된 이유다.

전야제는 30일 오페라하우스에서 펼쳐진다. 11월 8일 폐막식에서는 한국 오페라 60년의 발자취를 대형스크린을 통해 보여주고, 대한민국 오페라상 시상식도 열린다.

이밖에 무대·의상실·소품실 등을 가까이에서 살펴보는 ‘백 스테이지 투어’와 오페라하우스 야외무대에서 분장을 하고 오페라 의상을 입은 뒤 기념 촬영을 할 수 있는 ‘오페라 존’ 행사도 마련된다. 일정은 www.operafestival.or.kr

남성희(53) 조직위원장은 “이 시대를 사는 우리들의 갖가지 사연이 담겨있는 인생 드라마가 오페라”라며 “많은 시민이 오페라의 묘미를 즐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홍권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