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찬바람에 맥못춘 30대그룹 상반기 순익 78% 급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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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30대 그룹 계열상장사들의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형편없이 줄어들었다.매출액은 전년에 비해 20% 이상 늘어났지만 거기서남긴 이익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무려 78%나 줄어든 것이다.
또 이들 30대 그룹 계열상장사들의 이익감소 규모는 전체 12월결산 상장기업의 이익감소분을 웃돌고 있어 30대그룹 밖의 기업들이 상대적으로 더 남는 장사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대우증권이 30대 그룹 계열사중 결산기가 12월인 1백32개사의 상반기실적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이들 기업의 상반기매출액은 총 1백24조4천2백8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의 1백3조1천6백81억원에 비해 20.5% 증가했다 .
이는 쌍용투자증권이 분석한 12월결산 상장사중 비교가능한 5백40개사의 전년동기 대비 매출액증가율 18.1%를 능가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매출액증가에도 불구하고 30대 그룹 계열사들의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조9천2백53억원이 줄어든 5천3백36억원에 그쳐 78.3%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12월 상장기업들의 올 상반기 이익감소분(전년동기 대비)이 1조6천6백66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30대 그룹 계열사들의 순이익이 대폭 줄어든 가운데 이들을 제외한 기업중 상당수가전년에 비해 이익이 늘어났다는 분석을 할 수 있 다.결국 대기업들이 경기의 영향에 더 민감하고 높은 대외의존도로 인한 외화손실 규모가 그만큼 컸다는 이야기다.
최근 주식시장에서 경기관련 대형주들이 맥을 못추고 중소형 개별종목들이 강세를 보인 점과도 일맥상통하는 것이다.
그룹별로는 쌍용.한진.한보.동부그룹등이 올 상반기에 적자로 전환됐고 선경.한화그룹의 당기순이익이 전년동기보다 89%나 줄어드는 등 대부분 그룹이 적자에 시달렸다.반도체경기의 하락으로삼성전자의 순이익이 59% 감소하는 바람에 삼성 그룹 순이익이55% 줄어든 것을 비롯해 현대.LG등 상위그룹도 부진을 면치못했다. 특히 한보그룹은 매출액이 87%나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순익은 적자로 전환되는 비운을 맛본 반면 해태그룹과 동아건설그룹등은 10%대의 매출액증가를 기록하고도 순이익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82%,69%나 늘어나 대조를 보였 다.
또 금호그룹은 경기하강에도 불구하고 순이익이 흑자로 전환됐다.
송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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