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분은 통일대축전 행사는 폭력시위-韓總聯집회 어제 끝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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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통일대축전」을 강행하려는 학생들과 이를 저지하려는 공권력의충돌이 연나흘째 계속되면서 『더이상의 이같은 소모성 통일 논의는 안된다』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높아가고 있다.특히 통일을 주제로 한 학생들의 행사가 매년 폭력사태로 얼룩지 고 있어 통일의 진정한 의미가 퇴색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학생들은 12일부터 나흘간 연세대 주변에서만 화염병 3천8백여개와 수천개의 돌을 던지며 30여차례 이상의 폭력시위를 감행했다. 이를 저지하기 위해 경찰은 하루평균 1백50여개 중대 연인원 6만4천여명의 병력을 연세대 주변과 도심 곳곳에 배치했다. 특히 14일부터는 헬기 10여대를 동원한 것을 비롯해 페이로더와 굴착기 각 1대,견인차 5대,구급차 6대,소방차 2대를 연세대앞에 배치하는등 대대적인 물량공세를 퍼부었다.
경찰과 학생간의 이같은 잦은 충돌로 경찰 3백여명과 학생 수백여명이 중경상을 입었으며 이날 4백여명이 연행된 것을 비롯,나흘간 8백여명의 학생이 경찰에 붙잡혀 조사를 받았다.
이같은 잦은 시위로 연세대앞 9차선 도로가 하루 10차례 이상씩 완전 차단됐으며 신촌역등 주변도로도 수시로 차단돼 신촌 일대를 비롯한 서울 서북부 지역의 교통이 밤늦게까지 극심한 혼잡을 빚었다.
김승희(金承熙.28.공무원)씨는 『통일이란 이름을 건 행사에서 폭력이 난무하는 현실이 안타깝다.학생들의 주장 내용은 이해하지만 폭력에 의존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한편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한총련.의장 鄭明基.전남대총학생회장)은 1 5일 오후 기자회견을 통해 폐막제를 끝으로 모든 행사일정을 마치고 귀가할것이라고 밝혔다.그러나 경찰은 이날 오전10시35분쯤 경찰 52개 중대 6천여명의 병력을 연세대에 투입,한총련 간부등 시위주동자및 수배자 검거작전에 들어갔다.
경찰은 진입에 앞서 오전10시10분쯤부터 자진 해산을 종용하는 방송을 한뒤 헬기 12대로 최루액을 뿌리며 병력을 동원,다연발탄과 최루탄을 쏘며 정문과 북문.동문등 네곳을 통해 교내로들어갔다.
철수와 진압을 반복하던 경찰은 학생들이 폐막제를 거행할 오후4시20분쯤 전투경찰 1백여명을 한총련 간부들이 모여 있는 이과대 건물쪽으로 투입,주동자 검거작업에 나섰으며 학생들은 화염병과 돌을 던지고 쇠파이프를 휘두르며 격렬히 맞섰 다.
연세대를 봉쇄한 경찰은 이날밤 산발적인 시위를 벌이는 학생들을 향해 조명탄과 함께 최루탄을 쏘고 헬기로 형광액을 살포하며시위 주동자와 수배자 검거작전을 폈다.
오후4시30분에는 서울종로구신교동 청와대 앞길에서 대학생 17명이 통일대축전 관련 유인물을 배포하며 기습시위를 벌이다 전원 경찰에 연행됐다.
김준현.염태정.홍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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