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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가게] 5일 서울대공원서 어린이 벼룩시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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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 안양 중앙초등학교 RCY반 단원들이 어린이 벼룩시장 ‘병아리떼 쫑쫑쫑’에 가져나갈 옷.신발.학용품.장난감 등을 살펴보고 있다. [강정현 기자]

어린이날을 맞아 아름다운 가게가 경기도 과천 서울대공원에서 어린이 벼룩시장 '병아리떼 쫑쫑쫑'을 연다. 동물원 매표소 앞 광장에 판매자리 500여개가 마련되며 유치원과 초등학생들이 안 쓰는 물건을 팔고 살 수 있는 행사다.

물건을 판 수익금의 10%와 팔고 남은 물품은 아름다운 가게에 기부해야 한다. 아름다운 가게는 수익금 전액을 저소득층 아이들을 위한 공부방인 '밤골아이네 공부방'에 지원하기로 했다.

벼룩시장 곳곳에서는 천연 염색 티셔츠 만들기, 캐리커처 그리기, 보물 찾기, 종이 접기 등 다양한 놀거리가 펼쳐진다. 인형극과 마술쇼, 태권도 시범, 동화 구연, 힙합 공연, 가수 오현란의 미니 콘서트 등 다양한 볼거리도 준비된다.

이날 벼룩시장을 손꼽아 기다리는 사람 중에는 경기도 안양 중앙초등학교의 천세영(12.안양시 비산동)군도 있다.

"벼룩시장에서 물건 판 돈으로 종락이에게 베개를 선물하고 싶어요. 몸이 아파 하루종일 누워서 지내는 친구거든요." 세영이는 수익금의 10%는 아름다운 가게에 기부하고 나머지는 중증 장애인 시설에 살고 있는 친구에게 '욕창이 안 생기는 특수 베개'를 사줄 생각이다. 같은 학교 RCY(어린이 적십자)반 친구들과 봉사활동을 나가 만난 종락이는 뇌에 물이 차서 머리가 부풀어올라 특수 베개가 꼭 필요하기 때문이다.

세영이는 벼룩시장에서 팔기 위해 안 입는 옷과 동화책.장난감 등을 정리해 놓았다. 동네도 한바퀴 돌아 이웃에게서 물건을 기증받기도 했다.

가게 이름은 자신의 별명을 따 '세빵이네 가게'로 지었다. 모든 손님에게 '어린이날 축하 풍선'을 나눠줄 계획이다. 엄마는 "구매 고객에게만 주자"고 했지만 모든 손님에게 '미끼'를 던지자는 세영이가 이겼다. 잘 안 팔리는 물건은 값을 10%씩 내릴 생각이고 문 닫기 한 시간 전에는 '전 품목 폭탄세일'을 하기로 했다.

세영이와 이 학교 RCY반 학생 30여명은 오는 5일에는 모두 '어린이 벼룩시장'에 나와 재활용과 나눔의 하루를 보내기로 했다. 지혜(12)는 내다팔기 위해 공책과 연필 등 학용품을 모았다. 돈을 벌면 다운증후군을 앓고 있는 훈이(3)와 다혜(3)에게 줄 예쁜 모자를 사고 싶다. 벼룩시장에서 남들이 내놓는 예쁘고 값싼 모자를 만나기를 기대하고 있다.

지은이(11)는 기부하고 난 나머지는 곧 다가오는 어버이날 카네이션을 살 계획이다. 동화책.방울.머리핀.알까기 구슬 등에다 금은방을 운영하는 아버지가 지원해준 시계 10개를 가져나가 팔 생각을 하니 든든하다.벼룩시장 참가 신청은 아름다운 가게 홈페이지(www.beautifulstore.org) 또는 전화(02-732-9998)로 할 수 있다.

박현영 기자<hypark@joongang.co.kr>
사진=강정현 기자 <cogit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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