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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여피族 여름철 부부별거 유행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최근 미국의 여피(yuppie:도시의 젊은 전문 직업인)족 사이에 「여름 휴가철 부부 별거(別居)」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부인과 자녀들은 해변이나 휴양지로 떠나고 남편은 도시에 혼자 남아있으면서 주말에 합류했다가 다시 돌아오는 방식의 별거다. 매주 금요일 오후가 되면 동부 해안의 휴양지인 케이프 코드나 마사즈 비너드등으로 향하는 도로는 「여름 홀아비」들의 차량으로 가득 메워진다.뉴욕 롱아일랜드에서 출발하는 특급열차 「캐넌 볼」도 가족을 찾아가는 남편들로 대혼잡을 이룬다 .
여름철 별거는 원래 서양 귀족사회의 오랜 관습이었다.연약한 부인네와 아이들을 무더위와 전염병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주거환경이 나쁜 도시를 잠시 떠나 있도록 한다는 취지였다.
미국의 상류층 사회에서도 60년대까지는 그같은 관습이 유지됐으나 에어컨의 발명과 의약품의 발달로 이같은 관습은 차차 사라졌다. 그런 관습이 최근 미국에서 다시 붐을 이루고 있는 이유를 뉴욕 타임스는▶「가족을 위해 뭔가를 희생한다」는 남편들의 자기만족▶「이 정도 여유는 된다」는 성취 과시▶「어쩐지 짐스런남편으로부터 벗어난다」는 부인들의 해방감등이 맞물린 결과라고 설명하고 있다.그러나 정신과 의사들이나 심리학자들은 또 하나의숨겨진 이유가 있다고 말한다.배우자가 곁에 없는 상태인 만큼 뭔가 「화끈한」일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묘한 기대감 때문이라는것이다. 부인의 여름휴가로 혼자 남게된 남자가 이웃집 독신 처녀와의 로맨스를 꿈꿔보는 영화 『7년만의 외출』에서 잘 묘사된그런 심리 상태다.뉴욕 타임스는 이같은 기대감이 실제 「사고」로 이어져 평생 땅을 치는 부부도 적지 않다고 보도하고 있다.
뉴욕=김동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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