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지향 정치펴는 전환점 평가-全.盧씨 구형 정치권 반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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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여야는 5일 전두환(全斗煥).노태우(盧泰愚)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검찰구형에 대해 『미래지향적 정치를 펴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면서도 구체적인 언급은 자제하는 조심스런 입장을 보였다. 신한국당 강삼재(姜三載)총장은 『오늘 검찰의 구형은 역사바로세우기 작업의 정당성을 사법적으로 뒷받침하는 것』이라고 말했고 다른 의원들도 내년 대선을 앞두고 구여권을 자극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인듯 원론을 벗어나지 않았다.민정계 출신 의 박범진(朴範珍)총재비서실장은 『노 코멘트』라며 일절 반응을 보이지 않았고 안상수(安商守.과천-의왕)의원은 『쿠데타와 군사반란도 처벌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 것』이라고만 말했다.
국민회의 김대중(金大中)총재는 검찰의 구형과 관련,일절 반응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는데 측근들은 金총재의 이같은 신중한 태도는 『한(恨)의 정치를 하지 않겠다』는 金총재의 최근잇따른 발언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해석했다.그러 나 5.18 피해당사자인 의원들은 『광주시민들의 승리』(金宗培의원.전국구),『全.盧씨가 재판과정에서 보인 기고만장한 태도는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것』(薛勳의원.서울도봉을)이라며 극형 구형에 적극적인 해석을 내려 대조적.자민련은 5 .18특별법 제정에 유일하게 반대했던 만큼 가장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6공 핵심실세였던 박철언(朴哲彦)부총재는 『과거의 냄새나는 쓰레기통을 뒤지는일에만 집착해선 안된다』며 『미래지향적 화합정치를 위해 국민감정이 허용하는 한 최대한 의 관용을 바란다』고 말했다.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은 이날 오후 문종수(文鐘洙)민정수석으로부터 검찰구형 결과를 보고받았다.청와대 비서진은 겉으로는 『검찰이 판단할 일』이라는 이상의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金대통령의 반응이 어떤지도 확인되지 않았다.그만큼 청 와대는 신중한 자세다.
…지난해 정기국회에서 盧씨의 4천억원 비자금 은닉을 폭로해 「5.18 특별법」 제정을 촉발시켰던 민주당 박계동(朴啓東)전의원은 막상 검찰의 중형구형 직후 『두 전직 대통령의 구형에 무거운 심정을 감추기 어렵다』고 말해 눈길.80년 신군부집권 이후 학원소요 배후주동자로 지목돼 오랜 기간 수배와 도피생활을했던 그다.그러나 그는 『지난 반세기가 심각한 갈등의 역사였다면 앞으로의 반세기는 화합의 역사를 만들어가야 한다』며 『이번사건의 종국적 처리에 있어 국민 모두와 정치권이 폭넓은 관용과화해의 마음을 갖게 되길 기대한다』고 두 전직대통령에 대한 사면(赦免)을 간접 주장했다.
김종혁.김현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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