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커피도 ‘멜라민’ 함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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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중국산 저질 분유 파동이 인스턴트 커피와 캔디·수프 등 우유 관련 대부분 상품으로 확대됐다. 홍콩에서는 중국산 우유를 사용한 세계적 브랜드 네슬레 우유에서도 공업용 유해 물질인 멜라민이 검출됐다.

대만 위생부는 21일 중국산 우유로 만든 킹카푸드사의 유제품 8개에서 멜라민이 검출됐다고 밝히고 리콜을 지시했다. 리콜된 제품에는 인스턴트 커피, 우유수프 등이 포함돼 있다. 이 회사의 인스턴트 커피는 홍콩에서 가장 인기 있는 커피 중 하나다.

싱가포르 농식품수의검역원(AVA)도 이날 중국에서 수입한 밀크 캔디인 ‘화이트 래빗’ 제품을 대상으로 샘플 조사한 결과 멜라민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AVA는 19일 “베이징 올림픽 스폰서 업체인 중국의 이리(伊利)사의 요구르트 제품과 중국에서 제조한 네덜란드 기업의 딸기우유 제품에서 멜라민이 검출됐다”며 중국산 우유·아이스크림·요구르트·초콜릿·비스킷·캔디 등의 판매와 수입을 중단했었다. AVA는 또 자국 식품 제조업체들에 중국산 우유 제품 사용을 중단할 것을 지시했다.

홍콩 식품안전센터는 21일 “스위스의 세계적 식품 브랜드인 네슬레 우유에서도 L당 1.4ppm의 멜라민이 검출됐다”며 수입업자들에게 관련 제품 리콜을 요청했다. 홍콩 시내 대부분 수퍼마켓에서는 22일 오전 네슬레 우유가 진열대에서 사라졌다. 홍콩정부는 멜라민이 미량이라도 인체에 유해하기 때문에 모든 식품에 멜라민 함유를 금지하는 입법을 추진하겠다고 22일 밝혔다.

한편 중국에선 22일 현재 멜라민이 함유된 중국산 불량 분유를 먹은 영·유아 4명이 숨졌고 3만9965명이 신장결석 등의 증세로 치료를 받았다.

원자바오(溫家寶) 중국총리는 21일 “멜라민 함유 분유로 피해를 본 모든 국민에게 정부를 대표해 사죄한다”며 “다시는 이 같은 사태가 재발되지 않도록 모든 조치를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내에 공급되는 식품의 안전을 감독하는 국가품질감독검사검역총국의 리창장(李長江) 총국장은 이날 불량 분유 사고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임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불량 분유를 생산한 싼루(三鹿)그룹 등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요구했다.

홍콩=최형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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