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리뷰>오주영 '바이올린독주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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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지난 25일 진주 경남문예회관 대공연장에선 진주 출생 오주영(14)군의 바이올린 독주회가 열렸다.
지난 1월 어린 나이로 뉴욕 영 콘서트 아티스트 매니지먼트사주최 국제콩쿠르에서 우승을 차지한 후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의꿈을 키워가고 있는 그가 이날 「금의환향」 독주회에서 들려준 곡은 제미니아니의 『소나타 제1번』,슈베르트의 『환상곡 C장조』,그리그의 『소나타 제1번』,사라사테의 『치고이네르바이젠』.
다소 수줍은 표정으로 무대에 등장한 그는 미국 콜번 재단에서 대여한 알바니 바이올린으로 특유의 가냘픈 음색과 윤기있는 비브라토를 구사했다.
안정감 있는 앙상블을 들려준 피아니스트 김유은과의 듀오로 진행된 이날 콘서트에서 오군은 예민한 귀의 소유자임을 증명해 보였다.풍부한 음악성과 잘 다져진 테크닉에서 충분한 가능성을 점칠 수 있었다.특히 그리그의 『소나타』 2악장에서 는 정확한 음정은 물론 유려하고 다양한 음색과 선율을 구사했다.
그러나 『치고이네르바이젠』에선 변화없는 밋밋한 템포를 보여주었고 폭넓은 음역을 오르내리는 빠른 패시지에선 음정 처리가 다소 미숙했다.또 전체적으로 음량의 폭도 좁게 설정해 클라이맥스로 이끌어가는 긴 호흡이 부족했다.리듬감과 파워가 부족한 것은좋은 악기를 만나지 못한 탓도 크게 작용했을 것이다.그런 뜻에서 이번 공연을 계기로 진주 시민들이 나서서 오군을 후원하기 위해 진주기업메세나협의회가 발족된 것은 매우 반가운 일이다.
진주=이장직 음악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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