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反정부 시위 격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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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자카르타 로이터=본사특약]인도네시아 야당 지지자 1만여명은27일 수도 자카르타 중심가에서 관공서와 버스에 방화하는등 극렬시위를 전개했다.시위대는 이날 경찰이 야당인 인도네시아 민주당(PDI)중앙당사에 난입,농성자를 연행한데 흥분해 인근의 여군사령부.농무부.은행등이 입주한 9층짜리 빌딩과 버스등에 불을질렀다. 경찰진압 당시 당사에는 메가와티 수카르노푸트리 지지자들이 『인도네시아 당국이 지난 6월말 이후 새 당수 선출공작을벌이고 있다』는 이유로 철야 농성해 왔다.
경찰은 이번 사건으로 20명정도가 부상했다고 발표했으나 PDI 관계자는 1백여명의 당원이 병원에 실려갔고 건물에서 끌려나온 2백여명이 트럭 3대에 태워져 잡혀갔다고 전했다.
경찰은 또 당사 주위에 바리케이드를 설치한뒤 반지름 1㎞내의일반인과 차량통행을 통제했지만 상황이 악화되자 군병력이 출동,집압작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목격자는『시위가 계속되자 군경의 진압 태도가 난폭해지고 있다』며 『군경은 시위대를 무차별 구타해 부상자가 속출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시위과정에서 자카르타 주재 미 대사관 에드먼트 맥윌리엄스정치담당 참사관이 한 시위 여성을 돕다 진압군 병사에 폭행을 당했다고 대사관측이 밝혔다.
현 당수인 메가와티 수카르노푸트리는 초대 대통령 수카르노의 딸로 인도네시아 국민들로부터 폭넓은 지지를 확보,98년 대통령선거에서 현 수하르토 대통령의 강력한 도전자로 떠오른 상태다.
수하르토 대통령측은 지난달 21일 메가와티의 반대파인 수르야디가 민주당 당수에 선출되도록 함으로써 민주당을 분열시키는 공작정치를 펴고 있다고 비난받아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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