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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EY] 은퇴 이후? 김 대리는 웃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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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면

일러스트=강일구 ilgoo@joongang.co.kr

 직장인들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가 은퇴 후 생활에 대한 두려움이다. 국민연금이 ‘용돈 연금’으로 전락하면서 이런 두려움은 더 커졌다. 적은 돈이라도 미리 준비를 해야겠다고 생각하지만 막상 여유자금이 생겨도 어떻게 굴려야 할지가 고민이다. 라이프 사이클 펀드는 이런 고민의 ‘해결사’가 목표다. 나이와 은퇴 시점에 맞춰 자산 배분을 알아서 해 준다는 것이다.

◆턱 없이 부족한 은퇴 자금= 피델리티 자산운용이 서울대 소비자학과 최현자 교수팀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 우리나라 근로자들은 은퇴 후 생활하는 데 연 2530만원 정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퇴 직전 평균 연봉 4067만원의 62% 정도다. 하지만 실제 모아둔 돈은 1666만원에 불과했다. 필요한 돈에 비해 턱없이 모자라는 수준이다. 최 교수는 “필요한 돈과 실제 쓸 수 있는 돈의 차이인 ‘은퇴 준비 격차’가 21%포인트에 달한다”며 “평균 수명이 늘어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이 격차는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은퇴 준비 격차는 외국과 비교해 크게 뒤처지지는 않는다. 영국이나 독일은 20%포인트 안팎이지만 미국과 대만은 27%포인트나 된다. 하지만 한국 근로자들이 은퇴 준비를 잘해서가 아니라 은퇴 후의 내핍 생활을 각오하고 있기 때문에 나온 결과다. 피델리티 최기훈 이사는 “학계나 연금 관련 기관에서 제시하는 적정 소득대체율은 은퇴 전 소득의 67~85% 수준”이라 고 지적했다.

◆자산 배분이 중요=노후 자금 마련은 신중해야 한다. 기대수익률이 높은 상품은 적은 돈으로도 목표한 자금을 모을 수 있다. 35세 직장인이 60세 이후 30년간 연 1000만원씩의 연금을 받길 원한다고 가정해 보자. 연 15%의 수익률을 꾸준히 거둔다면 매달 13만원만 투자하면 된다. 그러나 수익률 5%짜리 상품에 가입한다면 58만원이 필요하다.

문제는 고수익 상품은 위험도 덩달아 커진다는 점이다. 미래에셋 자산운용이 2000년부터 6년간 상품별 수익률을 조사했더니 주식은 연 20%의 수익률을 올렸지만 채권은 연 5.7%의 수익밖에 거두지 못했다. 하지만 주식의 변동성은 연평균 27%로 채권의 2.4%에 비해 현저히 높았다. 은퇴를 얼마 앞두지 않은 상황에서 위험 자산에 많이 투자한다면 자칫 종자돈마저 까먹을 수 있다는 얘기다.

그래서 연금 전문가들은 연령별 자산 배분을 권한다. 한국투자증권 김정권 차장은 “30대까지는 주식이나 펀드 같은 위험자산 비율을 50% 이상으로 유지하다가 은퇴 시기가 가까워질수록 점차 현금성 자산을 늘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특히 “50대 이후엔 위험자산 투자 비율을 10% 안쪽으로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라이프 사이클 펀드 활용=연령에 따른 자산 배분이 좋은 방식이기는 하지만 실제 개별 투자자들이 실행하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에서도 이를 펀드 안에서 해결해 주는 라이프 사이클 펀드가 유행이다. 파이낸셜 타임스에 따르면 미국인들이 라이프 사이클 펀드에 넣은 돈은 2000년 80억 달러에서 2006년엔 1090억 달러로 10배 이상 늘었다.


라이프 사이클 펀드는 크게 목표 만기형과 목표 위험형으로 나뉜다. 목표 만기형은 은퇴하는 시점을 정해두고 자산 배분 모델에 따라 자동 재배분하는 형식이다. 삼성투신운용의 ‘삼성웰스플랜’과 한국운용의 ‘한국라이프사이클펀드’가 이 형식에 속한다. 목표 위험형은 몇 가지 유형별 펀드를 두고 투자자가 원하는 시기에 옮겨가며 투자하는 방식으로, 미래에셋운용의 ‘라이프사이클 펀드 시리즈’가 대표적이다.  

최현철 기자
일러스트=강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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