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생산기지로는 매력없으나 소비시장 잠재력은 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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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한국진출 외국기업들의 투자 목적이 저임활용에서 시장구매력 이용쪽으로 크게 달라지고 있다.
한국은 임금급등과 비싼 땅값 때문에 저임을 활용한 생산기지로서의 매력은 잃었으나 소득수준 향상에 따라 갈수록 커지는 시장잠재력이 새로운 투자유인 요소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사실은 16일 중앙일보사 발행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포스코경영연구소(POSRI)와 공동기획해 한국진출 1백8개외국기업과 20세 이상 일반국민 3백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외국인기업 투자현황조사」에서 밝혀졌다.이번 조사는 한국갤럽에 의뢰해 실시됐다.
이 조사에 따르면 외국기업의 한국진출 동기는 「시장 잠재력」이 82.4%로 으뜸이었고 다음으로 「생산및 물류기지의 확보」(7.4%),「숙련된 기능인력」(3.7%) 순이었으며 「저임금」은 1.9%에 불과했다.
또 한국진출 외국법인과 다른 나라 현지법인의 경영실적을 비교하는 항목에서 55.5%가 「한국법인이 뛰어나다」고 응답했다.
업종별로는 제조업(60%)이 비제조업(50.9%)에 비해 영업실적이 우수하다는 반응을 보였다.이 때문에 77.
8%가 본사의 세계경영전략 차원에서 한국법인의 영업활동을 다른 나라 현지법인보다 중요시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함께 외국기업의 현지화 정도를 보면 최고경영자중 한국인의비율은 48.1%로 외국인 비율 45.4%를 앞섰다.한국인과 외국인이 공동으로 최고경영자를 맡고 있는 기업의 비율은 6.5%로 집계됐다.임원의 현지화 비율은 이보다 더욱 높아 68.6%에 달했다.
한국에서 기업경영을 하는데 애로사항(복수응답)으로는 53.7%가 행정규제를 지적했고 이밖에 「외환등 금융규제」(13.9%),「낙후되고 복잡한 유통구조」(6.5%),「문화적 차이」(6.5%)등을 꼽았다.
이들 외국기업은 한국내에서 성공한 외국기업으로 IBM(18.
5%)을 1위로 꼽았고 다음으로 모토로라(6.5%),듀폰(4.
6%),필립스,씨티뱅크(각 3.7%)등을 들었다.
한편 우리나라 국민들은 2명중 1명꼴이 넘는 54.5%가 한국경제에 대한 외국기업의 기여도를 「긍정적」이라고 응답했다.그이유로 「첨단기술의 이전」(29%),「우수한 상품공급」(24.
9%),「선진 경영기법 전수」(20.1%),「고 용창출」(13%),「상품가격하락」(8.9%),경쟁력강화(4.1%)등을 제시했다. 반면 외국기업에 대한 호감도는 떨어져 50.6%가 「별로 호감이 가지않는다」,12.9%가 「전혀 호감이 가지않는다」고 응답해 아직도 국민의 상당수가 외국기업에 대해 배타적이고 이중적인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국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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