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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세미티 국립공원 산행…100만년된 자연서 하룻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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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세미티 밸리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모습을 보이는 브라이덜베일 폭포


아무리 지쳐 있더라도 산에서 하루를 보내며 축복을 받은 사람이 도중에 기운을 잃는 일은 없을 것이다. 장수를 누릴 운명이건, 파란만장한 삶을 살 운명이건 그 사람은 영원한 부자다.”

자연주의자 존 뮤어가 31세 되던 1869년의 어느 여름 시에라네바다 산맥 기슭에서 3개월간을 보내며 썼던 산중일기 ‘나의 첫 여름’ 중 한 구절이다.

그의 노고로 국립공원에 지정된 요세미티는 연간 400만 명의 관광객이 찾는 세계적인 관광지. 요세미티는 자연이 지닐 수 있는 모든 아름다움을 한 곳에 갖고 있다.

100만년전의 빙하가 침식하면서 만들어진 이 계곡에서는 요세미티 폭포를 비롯해 9개의 폭포가 있으며 8000피트 급의 높은 절벽과 봉우리들이 웅대하고 위압적인 경관을 연출한다.

여행사에서 떠나는 관광 패키지를 이용해 먼 발치에서 요세미티 폭포 해프돔 등을 보고 왔다면 당신은 요세미티의 진면목을 본 것이 아니다. 단 하룻밤만이라도 공원 안에서 숙박하고 800마일이 넘는 트레일의 일부라도 걸으며 온 몸으로 그 아름다움을 느껴봐야 비로소 요세미티를 봤다고 말할 수 있다.

산 그림자가 호수에 비친 모습이 아름다운 미러 호수

요세미티 공원은 머세드 강의 상류지역인 요세미티 밸리 남쪽의 와워나와 마리포사 그로브 그리고 동쪽 고산초원지대인 투올럼 메도우 등 크게 3지역으로 나뉜다. 오늘은 해프돔이 있는 요세미티 밸리를 중점으로 소개한다.

남쪽 입구에서 산길을 따라 북쪽으로 36마일을 운전해 들어가면 요세미티 공원의 대표적인 볼거리들이 모두 모여 있는 요세미티 밸리가 나온다.

▲엘 캐피탄(El Capitan): 요세미티 밸리 입구 왼편에 위치한다. 3000피트 높이 수직으로 쭉 뻗어 있는 세계 최대 화강암 절벽. 신생대 백악기에 생성됐다. 요세미티 폭포 옆의 등반로를 타고 8마일 정도 올라간다. 여름철이면 아슬아슬 암벽을 타는 산악인들의 모습을 볼 수 있으며 스카이다이버들이 사랑하는 낙하 코스이기도 하다.

▲노스돔(North Dome): 요세미티 밸리 동쪽 해프 돔의 계곡 반대편에 위치한 해발 7542피트의 거대한 화강암. 해프돔이나 그레이저포인트 등 요세미티 밸리의 볼거리 대부분을 이곳에서 볼 수 있다. 요세미티 벨리에서 요세미티 폴 트레일(Yosemite Falls Trail)이나 소누우 크릭 트레일(Snow Creek Trail) 또는 포쿠핀 크릭 트레일(Porcupine Creek Trail)을 통해 올라간다.

진한 운무가 낀 미스트 트레일. 버날 폭포로 이어진다

▲해프돔(Half Dome): 4000피트에 달하는 반구형의 거대한 화강암 바위로 요세미티 밸리의 동쪽 끝에 우뚝 서 있다. 요세미티의 상징물과 같은 존재로 빙하의 무게에 눌려 바위의 모양이 돔의 형태가 되었고 빙하가 녹으면서 바위의 반이 떨어져 나갔다.

해발 8842피트의 해프돔 정상에 오르려면 버날과 네바다폭포를 지나서 리틀 요세미티 밸리로 연결된 케이블 루트를 이용한다. 거리도 짧지 않은 데다 11월~5월까지는 하이킹도로가 폐쇄되기 때문에 여름철 시간을 내지 않는다면 정상에 올라가볼 기회가 없다. 정상에 오르려면 물을 비롯한 등산을 위한 기초장비가 준비돼야 한다.

▲브라이들베일 폭포(Bridalveil Falls): 요세미티 밸리에 들어서 가장 먼저 정면우측으로 보이는 높이 620피트 폭포. 한줄기 폭포수가 가늘게 내려오다가 안개같이 부드럽게 흩어진다.

▲리본 폭포(Ribbon Fall): 하나의 폭포 라인으로는 북미 대륙에서 가장 높고 전 세계에서 8위인 폭포로 길이가 무려 1612피트에 이른다. 엘카피탄 절벽 서쪽에 있어 바위가 앞을 가려 모습을 보기가 힘들다.

▲요세미티 폭포(Yosemite Falls):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높고 북미지역에서 가장 놓은 폭포로 요세미티를 대표한다. 요세미티 밸리 위로부터 요세미티 폭포(1430피트) 미들 케스케이즈 폭포(middle cascades Fall 675피트) 로어 요세미티 폭포(Lower Yosemite Falls 320피트) 등 3개의 폭포로 구성되어 있다.

▲버날 폭포(Vernal Fall): 높이는 317피트밖에 안되지만 물이 많을 때는 폭이 100피트가 넘기도 한다. 버날 폭포에 다다르면 사람들의 북적거림과 웅성거림은 깊은 산에 묻히고 폭포 소리에 묻힌다. 버날 폭포 다리를 지나면 폭포의 정상으로 오르는 700개의 돌계단에 이른다. 하나하나 돌계단을 오르다 보면 어느덧 물안개가 피어 오르고 폭포수가 바람에 비 오듯 흩날리며 쏟아져 내린다.

▲미러 호수(Mirror Lake): 요세미티 밸리의 동북쪽 끝 하프돔과 노스돔 사이에 있는 작은 호수. 요세미티 밸리에서 1마일 거리라 산책하기에도 좋은 곳. 산의 그림자가 호수에 비치는 모습이 아름답다.

▲글래시어 포인트(Glacier Point): 해발 7214피트의 전망대로 해프돔을 비롯해 시에라네바다산맥 머세드 강 요세미티 폭포와 네바다 폭포 등 요세미티 공원의 가장 웅장하고 그림 같은 전경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이다. 4.5마일 등산로는 4~5시간에 오를 수 있다.

◇가는 길

※ 요세미티 밸리의 중심에 작은 마을 빌리지가 있다. 방문자센터가 있어 여행정보를 얻을 수 있고 숙박시설 식당들이 있다. 길버트 스탠리 언더우드의 설계로 1927년 7월 14일 요세미티 국립 공원 내에 문을 연 빅토리안 스타일의 호텔 아화니(Ahwahnee)를 비롯해 커리 빌리지 요세미티 롯지 앳 더 폴스 등이 다 가까이 있다.

빌리지는 오전 7시~오후 10시까지 숙소와 상점 주요 명소를 도는 무료 셔틀을 운영한다. 요세미티 공원은 LA에서 북동쪽으로 313마일 거리, 자동차로 6시간 가량 걸린다. 5번 프리웨이 타고 99번 타고 41번 타고 계속 북쪽을 향해가면 요세미티 국립공원 남쪽 입구에 이른다. 차 한대당 20달러 하는 입장권은 7일간 유효. 자세한 문의는 (209)372-0200, www.nps.gov/yose.

LA중앙일보=스텔라 박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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