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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향길, 부모님 얼굴빛부터 챙기세요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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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SUNDAY

대기업의 유모(55) 이사는 올 추석에 고향에 내려가지 않는다. 여느 추석과 달리 자신과 며느리에게 ‘정겨운 잔소리’를 늘어놓을 아버지가 고향에 없기 때문이다. 유 이사의 아버지는 석 달 전인 6월 갑자기 심장병으로 쓰러져 현재 서울 S병원 중환자실에 누워있다. 유 이사는 “지난 설날 아버지가 가슴이 답답하다고 말씀하셨을 때 빨리 병원에 모셨다면…” 하고 한숨을 쉬고 있다.

반면 조모(50)씨는 몇 년 전 명절에 어머니의 증세를 놓치지 않은 덕분에 두고두고 효자 소리를 듣고 있다. 그는 당시 어머니가 갑자기 말을 더듬거리고 숟가락을 떨어뜨릴 만큼 오른손의 힘이 빠진 것을 보고 즉시 병원으로 모셨다. 조씨의 어머니는 목 동맥의 혈관이 피떡으로 막혀 뇌혈관이 터지기 직전이었다. 목 동맥 안의 피떡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고 건강을 되찾은 어머니는 이번 추석에도 조씨에게 전화를 걸어왔다. “바쁘면 안 와도 되는데….”

많은 사람에게 추석은 오랜만에 부모에게 문안을 드리는 날이다. 모처럼 만난 부모의 얼굴색·목소리 등을 유심히 살펴보면 후회할 일이 줄어든다. 부모에게 병원에 가자고 했을 때 “내 몸은 내가 안다”고 거절하면 “의사도 정확한 검사를 하기 전에는 자기 몸을 모른답니다” 하고 설득해 병원에 모시고 가야 한다.

간 이상 땐 피로감·구역질 등 나타나
우선 안색은 건강의 바로미터다. 부모의 얼굴이 노랗게 변했다면 간이나 담낭·췌장의 질환일 가능성이 크다. 단, 급성 간염일 때에는 황달이 나타나지만 만성 간염이나 간경변증에서는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 간에 이상이 생기면 피로감, 나른한 느낌, 식욕 감퇴, 구역질 등의 증세가 동반할 가능성이 크며 담·췌장에 이상이 생기면 복통을 호소하곤 한다.

얼굴이 거무스레해지면서 피로감·권태감 등을 호소하면 부신피질 호르몬이 덜 분비되는 ‘애디슨병’일 가능성이 크며, 보랏빛으로 변했다면 심장이나 폐에 이상이 왔을 수 있다. 또 얼굴이 푸석푸석하면 고혈압·당뇨병 등이 진행돼 콩팥이나 심장에 합병증이 생겼을 가능성이 크다.

안색이 창백해졌다면 빈혈일 수 있다. 빈혈은 소화기관의 출혈이나 혈관 안에서 적혈구가 깨지는 특정 질환이 원인일 수도 있으므로 의사의 진단이 필수다.

술이나 담배를 오랫동안 즐겨 온 부모의 목소리가 쉬었다면 일단 후두염을 의심할 수 있다. 하지만 폐암이나 후두암 등 심각한 병일 수도 있으므로 반드시 호흡기내과나 이비인후과의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 폐암이나 후두암은 무조건 치료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지만 빨리 진단받아 치료하면 정상 생활이 가능하다. 폐암도 조기에 발견해 수술을 받으면 삼성그룹 이건희 전 회장처럼 건강하게 살 수 있다.
또 목이 쉬면서 더위 또는 추위를 많이 타거나 피부 건조, 피로감, 체중 변화 등의 증세를 호소하면 최근 환자가 급증하고 있는 갑상선 질환일 가능성이 있다. 이때에는 내분비내과 진료를 받도록 한다. 흰색 또는 분홍색 거품의 가래가 나오면서 다리가 부었다면 심장병이나 폐부종일지 모른다. 진한 황갈색 또는 검은색 가래가 나온다면 폐와 기관지에 심각한 이상이 온 신호일 수 있다.

어깨통증, 암 때문일 수도
소변 색깔로도 건강 이상을 의심할 수 있다. 콜라처럼 갈색으로 바뀌었다면 간염·요로결석·담도암·췌장암 등의 질환을 의심할 수 있다. 또 오렌지색으로 보이면 피가 섞인 것으로 전립선염·신장염 등일 가능성이 크지만 신장암·방광암일 수도 있다. 특히 신장염은 방치했다가 복막투석이나 이식 등이 필요한 상태까지 악화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조기 진단이 필수적이다. 또 오줌에 거품이 섞여 나온다면 고혈압·당뇨병·신장염·심장병 등일 가능성이 있다.

한편 배변 습관이 급격히 바뀌었다면 대장에 탈이 나 그럴 수도 있으므로 부모의 ‘화장실 습관’에 대해서도 물어봐야 한다.

손이 글씨를 쓸 때만 떨린다면 스트레스 탓일 가능성이 크지만 갑자기 팔다리나 얼굴의 근육이 당기면서 동작이 둔해지고 떨린다면 파킨슨병을 의심할 수 있다. 파킨슨병도 조기에 치료받을수록 생활이 순조롭다. 신경과나 신경외과에서 진료를 받는다.
중풍으로 손이 저리면 주로 양쪽보다는 한쪽 팔다리 전체가 저리면서 감각이 둔해지고 힘이 없어지거나 말이 어눌해지는 등의 동반 증세가 나타난다. 급히 응급실이나 신경과·신경외과로 모시고 가야 한다. 간단한 수술로 회복이 가능한 손목터널증후군이나 당뇨병, 갑상선질환, 척추질환, 팔의 동맥경화증 등이 있어도 손이 저리므로 손이 저리는 것만으로 지나치게 겁을 먹을 필요는 없다.

어깨가 아프면 오십견이어서 어쩔 수 없다고 방치하는 경우가 많은데 어깨 통증도 원인별로 치료가 가능하다. 어깨 관절을 전공으로 하는 정형외과에서 진단과 치료를 받으면 된다. 어깨 통증의 상당 부분은 스트레스·과로 등으로 생기지만 더러 폐암·간암 등 암의 2차 증세로 어깨가 아플 수도 있다.

이성주 객원기자·코메디닷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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