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위 특집] 음악영화 팬이라면 ‘원스’ 진지한 성찰 원하면 ‘뮌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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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렸던 영화 따라잡기에 연휴만 한 찬스도 없다. 이번 한가위 연휴는 사흘밖에 되지 않아 방영되는 영화 수는 많지 않지만, 그래도 놓치면 아쉬운 수작들이 제법 눈에 띈다. 스티븐 스필버그의 대작 ‘뮌헨’(12일 밤 12시15분, KBS2)도 그중 하나. ‘쉰들러 리스트’에서 나치의 만행으로 얼룩진 역사를 고발했던 스필버그가, 1972년 뮌헨 올림픽에서 벌어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끔찍한 테러 사건을 소재로 아랍과 이스라엘 문제를 건드렸다.

선수단으로 위장한 팔레스타인 무장조직 ‘검은 9월단’이 이스라엘 선수단 전원을 살해한다. 이스라엘 비밀요원 5명은 테러의 배후로 지목된 팔레스타인인 11명을 찾아내 복수를 감행한다. 스필버그는 섣불리 어느 한 쪽의 편을 들거나 ‘테러는 나쁘다’는 전형적인 메시지를 던지려 하지 않고, 냉철한 시선으로 비극을 재구성하는 거장다운 면모를 과시한다.

지난해 개봉한 한국영화 세 편도 전파를 탄다. ‘왕의 남자’ 이준익 감독의 ‘즐거운 인생’(12일 밤 11시5분, SBS)은 3년 연속 대학가요제에서 탈락한 뒤 해체된 밴드 ‘활화산’ 멤버들이 20년 만에 다시 뭉치는 이야기다. 정진영·김윤석·김상호·장근석 등 네 배우의 연기 앙상블과 신나는 음악이, 고단한 일상을 잠시나마 잊고 싶어하는 관객의 마음을 다독인다.

‘무방비도시’(14일 밤 9시35분, MBC)와 ‘원스 어폰 어 타임’(13일 밤 10시5분, KBS2)은 청순가련형 여배우들의 색다른 변신이 주목되는 작품이다. ‘무방비도시’에서는 손예진이 소매치기 조직의 거물로 등장해 형사 김명민과 위험한 사랑의 줄타기를 벌인다. 이보영은 ‘원스…’에서 장안을 떠들썩하게 만든 대담한 도둑이자 요염한 밤무대 가수로 두 얼굴을 선보인다.

꾸준히 수작들을 방영하고 있는 EBS의 한가위 상차림은 최근 국내에 음악영화 붐을 일으켰던 아일랜드 영화 ‘원스’(14일 밤 11시25분·사진)와 지난해 베를린 국제영화제 황금곰상을 받은 중국 영화 ‘투야의 결혼’(13일 밤 11시25분)이다. 블록버스터 오락물 팬이라면 ‘미션 임파서블3’(12일, 밤 9시40분, MBC)와 ‘캐리비안의 해적-망자의 함’(13일 밤 12시15분, MBC), ‘배트맨 비긴즈’(13일 밤 1시10분, SBS), ‘매트릭스2’(14일 밤 12시20분, SBS)가 기다리고 있다.

기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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