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단으로 위장한 팔레스타인 무장조직 ‘검은 9월단’이 이스라엘 선수단 전원을 살해한다. 이스라엘 비밀요원 5명은 테러의 배후로 지목된 팔레스타인인 11명을 찾아내 복수를 감행한다. 스필버그는 섣불리 어느 한 쪽의 편을 들거나 ‘테러는 나쁘다’는 전형적인 메시지를 던지려 하지 않고, 냉철한 시선으로 비극을 재구성하는 거장다운 면모를 과시한다.
지난해 개봉한 한국영화 세 편도 전파를 탄다. ‘왕의 남자’ 이준익 감독의 ‘즐거운 인생’(12일 밤 11시5분, SBS)은 3년 연속 대학가요제에서 탈락한 뒤 해체된 밴드 ‘활화산’ 멤버들이 20년 만에 다시 뭉치는 이야기다. 정진영·김윤석·김상호·장근석 등 네 배우의 연기 앙상블과 신나는 음악이, 고단한 일상을 잠시나마 잊고 싶어하는 관객의 마음을 다독인다.
‘무방비도시’(14일 밤 9시35분, MBC)와 ‘원스 어폰 어 타임’(13일 밤 10시5분, KBS2)은 청순가련형 여배우들의 색다른 변신이 주목되는 작품이다. ‘무방비도시’에서는 손예진이 소매치기 조직의 거물로 등장해 형사 김명민과 위험한 사랑의 줄타기를 벌인다. 이보영은 ‘원스…’에서 장안을 떠들썩하게 만든 대담한 도둑이자 요염한 밤무대 가수로 두 얼굴을 선보인다.
꾸준히 수작들을 방영하고 있는 EBS의 한가위 상차림은 최근 국내에 음악영화 붐을 일으켰던 아일랜드 영화 ‘원스’(14일 밤 11시25분·사진)와 지난해 베를린 국제영화제 황금곰상을 받은 중국 영화 ‘투야의 결혼’(13일 밤 11시25분)이다. 블록버스터 오락물 팬이라면 ‘미션 임파서블3’(12일, 밤 9시40분, MBC)와 ‘캐리비안의 해적-망자의 함’(13일 밤 12시15분, MBC), ‘배트맨 비긴즈’(13일 밤 1시10분, SBS), ‘매트릭스2’(14일 밤 12시20분, SBS)가 기다리고 있다.
기선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