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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건강백과>과다 일광욕 得보다 失 많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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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오늘날 동서양을 통틀어 가장 잘못 알고 있는 건강미신으로 무엇을 손꼽을 수 있을까.미국의 시사주간지 유에스 뉴스 앤드 월드 리포트는 최근 햇볕에 그을린 구릿빛 피부색에 대한 맹목적인선호가 인류최대의 건강미신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미국에서만 해마다 1백만명이 피부암에 걸리며 이들중 7천여명이 사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서구인들의 선탠 열기는 식을줄 모른다는 것이 이 잡지의 분석이다.노출의 계절을 맞이해 자외선의 건강피해와 문제점,극복요령들에 대해 알아본다.
[편집자註] 구릿빛 피부색이 건강미의 상징으로 떠오른 것은 다분히 문화적 배경에서 비롯된다.콘크리트 숲속에 파묻혀 살아야하는 현대인에겐 자연으로 상징되는 햇빛에 대한 동경이 더욱 절실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선탠 붐이 본격화된 것은 프랑스 의 유명 디자이너 코코 샤넬의 역할이 컸다.30년대말 검게 그을린 피부로 파리 사교계에 등장한 샤넬로 인해 우유빛 피부대신구릿빛 피부가 유행처럼 서구사회를 뒤흔들게 됐다.
우리나라에서 빚어진 선탠에 관한 대표적 오해중 하나는 60,70년대를 풍미했던 이른바 선탠의 감기예방설을 들 수 있다.
당시 도하 언론을 장식했던 감기예방설의 주요내용은 「여름에 피부를 햇볕에 잘 그을려야 겨울에 감기에 걸리지 않는다」는 것. 충분한 일광욕을 해야 피부밑에서 비타민 D 합성이 제대로 이뤄지고 면역력이 증강된다는 것이 이론적 배경이었다.
그러나 오히려 영양과잉을 우려하는 90년대 한국인에게 이같은이야기는 빛바랜 이론에 불과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게다가 현대의학은 과도한 선탠이 피부를 늙고 병들게 하며 피부암.백내장 발생률을 증가시키는 것은 물론 오히려 면역력을 떨어뜨린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한마디로 햇볕에 직접적인 피부노출은 득보다 실이 많다는 것이선탠에 관한 최종결론인 셈이다.
선탠이 건강에 해로운 것은 햇볕속에 포함된 자외선 때문이다.
가시광선이나 적외선에 비해 파장이 짧은 자외선은 침투력이 낮은 반면 에너지가 높아 피부세포속의 유전물질 DNA에 심각한 손상을 초래한다.
가장 심각한 경우가 피부암이다.
특히 환경공해로 자외선 차단작용을 지닌 오존층이 파괴돼 피부암은 급속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미국의 경우 피부암은 지난 30년대보다 무려 18배나 높은 발생률을 보여 현재 암발생률 제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나라는 백인보다 자외선 저항력이 강한 인종적 특성 때문에 피부암이 아직 발생률 10위권 밖에 머물러 있지만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대표적 암중 하나이므로 결코 방심할 수 없다.참고로 미국 슬론케터링암센터에서 밝힌 피부암 고위험군 은 다음과 같다.▶피부가 희고 머리카락이 붉은 사람▶주근깨가 많은 사람 ▶몸에 점이 많은 사람▶임신중이거나 신장이식을 받은 사람▶40세이상의 성인으로 야외근무를 10년이상 해온 사람▶비소나방향족 화합물 취급공장에서 근무하는 사람 홍혜걸 전문기자.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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