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정훈 27일만에 컴백 맥빠진 팀에 원기 주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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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톱 건(Top Gun)」을 찾아라.
최근 11경기에서 2승1무8패를 기록중인 삼성의 부진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다.연패를 끊어줄 확실한 에이스가 없고 타선에집중력도 없다.적시타가 터지지 않고 엉뚱한 플레이로 공격의 맥이 끊긴다.그러나 타순의 맨 꼭대기에서 공격의 활로를 뚫어줄 마땅한 1번타자가 없다는 것이 가장 큰 고민이다.
삼성의 개막전 선두타자는 이정훈(33.사진)이었다.특유의 꾹다문 입술과 「악바리」라는 별명이 나이 탓에 빛이 바래가고 있지만 그런대로 잘 해줬다.그러나 이가 잦은 부상에 시달리면서 신동주(24)가 뒤를 이었다.신은 중견수로 발이 빠르긴 하지만센스에서 뒤졌다.그뒤 여러 선수들이 1번으로 기용되기 시작했다.2번 전문인 이중화(32)가 나서더니 해태에서 데려온 김훈(26)이 모습을 비췄고 다시 고참 이종두(34)에게 중책이 맡겨졌다. 이종두의 힘이 떨어지자 대졸 2년차 최익성(24)이 반짝했고 요즘에는 신인 정경배(23)가 공격의 포문을 열고 있다.보통 10~12경기마다 선두타자가 바뀌고 있는 셈이다.투수의 형태에 따라 중간에 교체될 수는 있지만 마땅한 적임자 가 없어 선발 1번타자가 둘쭉날쭉한다는 것은 백인천감독으로서도 고민이 아닐수 없다.
삼성은 3일 현재 69개의 팀도루를 기록,롯데(79개)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도루를 기록하고 있다.백감독이 뛰는 야구를 선호하는 탓도 있지만 단독도루를 성공시킬수 있는 능력을 가진 선수들이 그만큼 많다는 것이다.3일 한화전에서 6 월6일 해태전 이후 모습을 감췄던 이정훈이 27일만에 돌아왔다.그러나 1번타자가 아닌 5번 타순.경기감각과 체력의 안배를 위해서였다.
이는 감독이 보란듯이 첫타석에서 우측담장을 넘기는 홈런으로 건재를 과시했다.목말라있는 백인천감독의 가슴을 이정훈이 시원하게해줄수 있을까.
대구=이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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