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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홍콩반환 앞으로1년"시리즈를 끝내고-베이징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홍콩 인수에 대해 중국인들이 보이는 자신감과 여유는 참으로 인상적이다.새로운 역사창조에 대한 자긍심,영국 통치때보다 더 잘 할테니 걱정말라는 자신감이 곳곳에서 엿보인다.
이는 90년대 이후의 고도 경제성장을 바탕으로 한 자신감일 수도 있고 옛소련 붕괴후 미국에 유일하게 맞설 강대국으로 발돋움한데 대한 자부심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보다는 10여년에 걸친 장기간의 준비 작업과 하나부터 열까지 이리저리 따지는 치밀함이 자신감의 원동력임을 취재과정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역시 「만만디(慢慢的)」로 대변되는 중국 특유의 민족성이 작동하고 있는 것이다.
홍콩문제의 책임자인 루핑(魯平) 홍콩.마카오 판공실 주임(장관)을 비롯,말단 직원 거의 모두가 지난 80년대 중반부터 자리이동 없이 줄곧 홍콩문제만을 다루고 있다.다들 홍콩문제를 손바닥 들여다보듯 하는 전문가들이다.그들은 취재 기 자에게 『아직 1년이나 남았는데 서두를 것이 무엇이냐』고 반문하곤 했다.
지금은 성공적 홍콩인수를 위해 더욱 세밀한 준비와 점검이 요구되는 시점이라는 것이다.
물론 그들도 역사상 전례가 없는 「1국2체제」라는 거대 실험을 앞두고 걱정이 없지는 않다.홍콩인들의 무더기 이민 러시나 외국 세력의 찬물 끼얹기등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
하지만 「공든 탑」은 무너지지 않으며 어느 국가.민족도 홍콩반환이라는 역사의 흐름을 거스를 수 없다는 자신감은 옆에서 보기에도 부러운 수준이다.중국의 홍콩 인수작업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언젠가 현실로 나타날 통일에 대비 해 과연 우리는 어떤 준비를 하고 있으며 얼마나 전문가들을 양성하고 있는지새삼 곱씹어 보게 된다.
문일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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