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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반환앞으로1년>7.중국의 경영전략과 파급효과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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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리펑(李鵬)중국총리는 지난 1월18일 중난하이(中南海)에서 홍콩의 대표적 기업가인 리카싱(李嘉誠)등 홍콩 재계대표단을 접견한 자리에서 다음과 같은 말을 주고 받았다.
▶리카싱=97년 이후 중국이 어떻게 「1국2체제」(一國兩制)를 보장할지 관심이 지대합니다.
▶李총리=1국2체제는 덩샤오핑(鄧小平)동지가 제창한 중국정부의 기본 국책(國策)입니다.우리는 홍콩의 역사와 현실을 충분히고려한 1국2체제를 보장키 위해 4년여의 심사숙고 끝에 홍콩특별행정구 기본법을 제정했습니다.홍콩은 이 기본법 에 따라 고도의 자치가 보장되는 가운데 홍콩인에 의한 홍콩통치를 실현하게 될 것입니다.
▶리카싱=아무런 변화도 없다는 말씀입니까.
▶李총리=자본주의제도는 물론 홍콩인들의 생활방식에도 아무런 변화가 없을 것입니다.홍콩은 안정과 번영을 구가하면서 여전히 국제금융.무역.해상운송 중심지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입니다. ▶리카싱=중앙.지방정부와 홍콩특별행정구의 관계를 어떻게 처리할 것입니까.
▶李총리=중앙정부 또는 각 성(省).자치구.직할시등과 홍콩특별행정구는 상하관계에 있지 않습니다.따라서 어떤 기관도 홍콩 업무에 간여할 수 없습니다.
李총리가 밝힌 내용은 1국2체제,고도의 자치보장,홍콩인에 의한 홍콩통치(港人治港)의 3대원칙이다.
그러나 이것이 「자유방임주의」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베이징(北京)외교가는 「보이지 않는 손」을 통해 홍콩을 중국식으로 길들이는 이른바 「홍콩의 중국화」가 이미 시작됐다고 지적하고 있다.그러나 더 큰 관심은 세계 10위권의 무역규모와 5위의 금융중심지인 홍콩을 경제적으로 어떻게 운영 할 것인가다. 홍콩이 반환되면 중국 남부에는 홍콩을 중심으로 한 거대경제권 「그레이트 홍콩」이 탄생한다.
광둥성(廣東省) 선전(深수)과 주하이(珠海).산터우(汕頭)등3개 경제특구와 광저우(廣州)시를 포함하는 대규모 경제권이 형성되면서 홍콩은 화남(華南)경제의 중심축으로 새삼 각광받게 된다. 중국은 이를 위해 수년전부터 항공.통신등 주요부문에 대한주식 매입과 신규투자를 계속해 영국.미국을 제치고 대(對)홍콩최대투자국으로 부상했다.주요분야에서 안정적 지분을 확보,일부 기업들의 철수로 홍콩경제가 흔들리는 것을 예방하기 위함이다.
96년 현재 홍콩내 중국자본은 약 3백억달러.홍콩의 중국기업협회에 등록된 중국회사는 모두 3천2백70여개다.
이는 일본의 1백50억달러,7백여사를 훨씬 넘는 것이다.
중국은 97년 이후 중국자본과 현지 화교자본을 서로 연결,그동안 지지부진했던 중국 내륙에의 투자진출을 더욱 활성화시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중국은 그러나 새로운 금융센터로 집중 육성하는 상하이(上海)와 홍콩의 기능을 서로 중복되지 않도록 조절할 것이다.
홍콩은 자본주의체제 아래 운영되는 국제적 금융센터로 육성하는반면 상하이는 「사회주의 시장경제」체제에서 움직이는 동북아 금융및 무역센터로 각각 차별화해 발전시킨다는 내용이다.
최대 변수는 97년 이후 중국의 정치적 안정.중국이 정치적 안정을 유지하기만 한다면 중국의 이같은 홍콩 경영전략은 실제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베이징=문일현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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